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눈을 감으면
작성자김민철 쪽지 캡슐 작성일2000-09-29 조회수1,682 추천수3 반대(0) 신고

눈을 감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눈거풀의 안거죽 또는 빛의 농담을 보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겠으나, 눈을 감음은 보려고 하지 않음이요, 보려고 하지 않는 이 의지는 보이는 것 조차 보이지 않게 만듭니다.

 

 따라서 스스로 눈을 감은 우리는 아무것도 보지 않게 되고, 거기서 우리는 내 안으로부터 또는 내 밖으로부터, 사실 이런 종류의 구별조차 무의미한 어느 곳으로부터 절대고독의 세계가 도래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모든 것은 암흑의 베일에 휩싸여 있고, 이 현황한 우주엔 오직 고독과 우리 자아만이 눈을 껌벅이며 마주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그는, 우리는 과연 고독한 것일까요? 혼자 뿐인 것일까요?

 

 우리는 줄곧 고독과 함께 있었다고 생각을 해 봅니다. 고독은 그분의 고독이고, 스스로부터 말미암아 존재하시며, 모든 것이 그로부터 비롯된 그 존재의 절대고독이며, 사랑 그자체이신 그분의 고독이면서 고독 아닌 고독입니다.

 

 그분이 없는 우주는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네, 말그대로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그분없이 존재할 수 조차 없고, 존재한다손 치더라도 만물을 감싸 안는 고독이시며, 주관자이신 그 분이 계시지 않는 그 존재는 헛된 존재이며, 참존재는 아니며, 존재라고도 말할 수 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으말씀에서 예수께서 나타나엘을 보고 계셨던 것처럼, 지금도 당신께서는 우리를, 우리들 한명한명을 살피시며, 주시하시고 계심을 저는 굳게 믿습니다. 당신의 권능은 능히 그러할 수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없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또 저는 믿습니다.(그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하늘과 사람의 아들 사이를 오르내리게 될 것을. 그를 보게 될 것을.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