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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유의 마지막은(연중 28주일 강론)
작성자황인찬 쪽지 캡슐 작성일2000-10-15 조회수2,335 추천수19 반대(0) 신고

 

소유의 마지막

 

하늘 가게에서 매일 아침 맨 먼저 오는

 

사람에게 원하는 것을 거저 준다고 하였다.

 

그러자 입에 거품을 물고 나타나는 사람이 있었다.

 

어떤 때는 새치기를 하는가 하면,

 

울며 불며 읍소를 하면서까지 받아 가는 사람이었다.

 

 

그 사람이 금고를 가지고 갔다.

 

그 사람이 비아그라 상자를 가지고 갔다.

 

그 사람이 검은테 두른 상자를 가지고 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다음날 아침에는 보이지 않았다.

 

 

점원이 가게 주인에게 물었다.

 

"그 게걸스런 소유자가 오지 않았습니다.

 

어제 가져간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가게 주인이 대답했다.

 

"무엇이건 가지고자 하는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줄 게 뭐가 있겠느냐?

 

죽음 상자를 내밀었더니 그것도 넙죽 받아 가더구나."

 

 

정채봉 님의 시(詩)다.

오늘 복음이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기가 낙타가 바늘귀를 빠져나가

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내용이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오늘 아침도 일찍 뒷산으로 산책을 갔다.

어느새 단풍이 드는가 싶더니 서리가 내리고 낙엽이 떨어진다.

새벽이면 영하의 날씨에 화려하게 치장했던 나무들이 옷을 벗기 시작한다.

 

추운 겨울을 맞이하기 위해서 자연은 옷을 벗는다.

사람은 춥다고 옷을 껴입기 시작하는데...

그러나 옷을 벗는 자연의 모습이 더 아름답게 보이는 것을 왜일까?

 

옷을 벗음으로써 추위를 이겨낼 수 있기 때문이리라.

추운 겨울을 지내고 내년 봄에 다시 찬란한 생명을 움트기 위해서

겨울맞이를 하는 자연을 보면서 정채봉 님의 시를 다시 음미해 본다.

 

아기가 태어날 때 주먹을 쥐고 태어난다. 이 세상을 다 얻었다는 표시다.

그러나 늙어 죽을 때 사람은 반드시 손을 쫙 펴야 한다.

꽉 쥐고 죽어도

염을 하는 사람들이 강제로 펴서 묶는다.

 

사람의 소유욕은 그 한계가 없다.

이 세상 모든 것을 다 주어도 마다하지 않는다.

많이 소유한 사람이 성공한 것이고 행복하다고 믿는다.

그래서 예수님이 아무리 부자가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가르쳐 주어도 우리들은 코웃음 치고 만다.

 

무소유의 삶이 진리를 따르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당장에 필요한 것은 재물이다.

 

그러나 재물에 대한 끝없는 탐욕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것이 현대인들의 모습이다.

자본주의는 사람은 재물의 노예로 만들어간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도 모르는 체 살다가 죽어갈 것이다.

 

예수님이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가르침은 진리의 말씀 같다.

부자는 하느님 보다 재물이 더 높고 힘이 세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사람의 생명과 재물의 주인은 하느님인데 말이다.

 

http://www.artchurc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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