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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함께 가야 할 주님의 길(연중 28주 목)
작성자상지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0-10-19 조회수2,402 추천수20 반대(0) 신고

 

2000, 10, 19 연중 제28주간 목요일 복음 묵상

 

 

루가 11,47-54 (책망받은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

 

그 때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는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너희의 조상들이 죽인 예언자들의 무덤을 꾸미고 있다. 그렇게 해서 너희는 너희 조상들의 소행에 대한 증인이 되었고 또 그 소행을 두둔하고 있다. 너희 조상들은 예언자들을 죽였고 너희는 그 무덤을 꾸미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하느님의 지혜가 '내가 그들에게 예언자들과 사도들을 보낼 터인데 그들은 더러는 죽이고 더러는 박해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던 것이다. 그러므로 이 세대는 창세 이래 모든 예언자가 흘린 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잘 들어라. 아벨의 피를 비롯하여 제단과 성소 사이에서 살해된 즈가리야의 피에 이르기까지 그 일에 대한 책임을 이 세대가 져야 할 것이다.

 

너희 율법 교사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지식의 열쇠를 치워 버렸고 자기도 들어가지 않으면서 들어가려는 사람마저 들어가지 못하게 하였다."

 

예수께서 그 집을 나오셨을 때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몹시 앙심을 품고 여러 가지 질문을 던져 예수의 대답에서 트집을 잡으려고 노리고 있었다.

 

 

<묵상>

 

어제는 도봉동 성당에서 견진 교리를 하였습니다. '가톨릭 사회교리'를 주제로 하여 제게 주어진 1시간 반동안 은총이 충만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애초 준비한 강의 내용과는 전혀 무관하게 진행되었지만, 적어도 제 느낌으로는 중고등학생부터 할아버지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견진 교리를 받으시는 분들과 제가 주님 안에서 하나가 되었던 열정 가득한 시간이었습니다.

 

강의를 하면서, 특별히 이 세상 안에서 살아가면서 고통받는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 힘없는 사람들 편에 서야 한다고, 일그러진 이 세상을 복음으로 비추어야 한다고, 주님께 부르심 받은 사람들로서 세상을 가슴에 안고 복음화시키기 위해 헌신해야 한다고 말을 할 때, 제 안에 솟구쳐오는 힘과 열정, 벅찬 감정들을 진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견진 교리를 받으시는 분들도 저의 이러한 모습에 함께 하는 듯 했습니다. 그분들의 눈빛, 주님을 향한 간절한 눈빛, 신앙인으로서 세상을 품에 안으려는 눈빛이 지금도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강의 중간에 그리고 마치면서 "내 발을 씻으신 예수"라는 복음성가를 함께 불렀습니다. 미리 악보를 준비하지 못해서, 제가 먼저 부르고 나서 칠판에 가사를 적은 다음 함께 불렀습니다.

 

그리스도 나의 구세주 참된 삶을 보여주셨네

가시밭길 걸어갔던 생애 그분은 나를 위해 십자가를 지셨네

죽음 앞둔 그분은 나의 발을 씻으셨다네

내 영원히 잊지 못 할 사람 그 모습 바라 내가 해야할 소명

주여 나를 보내주소서 당신이 아파하는 곳으로

주여 나를 보내주소서 당신 손길 필요한 곳에

먼훗날 당신 앞에 나설 때 나를 안아주소서.

 

'당신이 아파하는 곳으로, 당신 손길 필요한 곳에' 보내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하면서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참으로 열심히 성가를 불렀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노래를 처음 부르는 것이었기에, 그리고 악보도 없이 부르는 것이었기에, 중간 중간 틀리는 데도 많이 있었지만 세상의 어떤 노래보다 아름답고 간절한 노래였습니다.

 

앞으로 제가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는 모르겠지만, 어제만큼은 적어도 주님의 사제로서 주님의 백성을 주님께로 이끄는데 조금은 도움이 되었다는 자부심을 가져 봅니다. 그리고 어제의 가슴 벅찬 시간을 되새기면서 앞으로 사제로 살아가면서 '지식의 열쇠를 치워 버렸고 자기도 들어가지 않으면서 들어가려는 사람마저 들어가지 못하게' 율법 교사의 모습을 닮지 않기를 주님께 기도합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믿음의 벗들과 함께 주님의 길을 함께 걸어가기를 다짐하면서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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