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불타는 남한산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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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오상선 | 작성일2000-10-24 | 조회수2,420 | 추천수15 | 반대(0) 신고 |
10월 24일 : 연중 제29주간 화요일
불타는 남한산성!
어제 저녁식사 시간에 수사님 한분이 뜬금없이 "남한산성이 불타고 있는데 장관이더라!" 하였다. 그게 무슨 소린가 했더니 오랜만에 쉬는 날이라고 남한산성과 천진암에 갔었는데 단풍이 절정이더란 이야기다. 그래 이제 가을이 완연히 무르익었나 보다. 이미 들판에 추수도 거의 끝났고 여기 저기서 나뭇잎들이 노랑에서 붉은 색까지 홍조를 띠며 물들어가고 있다. 우리 수도원 뒷마당에도 감이 탐스럽게 익어 있다. 그래서 오늘은 함께 감을 따자고들 하였다.
단풍을 바라보며 그 아름다움에 취하는 우리들! 하지만 나무 입장에서 본다면 한해의 삶을 충실히 살고 스러져 가기전에 우리에게 제공해 주는 아름다운 서비스가 아닐까? 여름내 시원한 그늘을 마련해 주고 풍성한 산소를 공급해 주더니 이제 형형색색 옷을 갈아입는 것이 <죽음 아닌 죽음>을 준비하는 자세이던가!
나무들이 이렇게 한해를 마감하며 보여주는 모습이 이렇게 아름다울진대 내 영혼의 색깔은 어떤가 생각해 본다. 한 해동안 나무처럼 이웃에게 풍성한 유익을 가져다 주었던가! 전례시기적으로 한해를 정리해 나가야 하는 이 계절에 나무들처럼 아름다운 빛깔로 다른 이들에게 기쁨과 환희를 가져다 주고 있는가! 아님, 내 영혼의 색깔은 어두침침한 것은 아닌가!
단풍의 아름다움처럼 내 영혼도 노랗게 바알갛게 물들이고 싶어라! 그리하여 다른 이들에게 아름다운 마음을 심어주고 싶어라!
단풍색 영혼들이여! 노오란 영혼들이여! 바알간 영혼들이여! 함께 어우러져 춤을 추자꾸나! 기쁨과 환희의 노래를... 감사와 찬미의 노래를...
아, 영이 물들어가는 계절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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