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행복찾기(모든 성인 대축일)
작성자조명연 쪽지 캡슐 작성일2000-10-31 조회수2,370 추천수17 반대(0) 신고

요즘같이 날씨가 좋은 어느 날, 한 소년이 숲이 있는 언덕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소년은 그만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지요. 약이 오른 소년은 손으로 이 돌부리를 파헤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파도 끝이 없는 것이었어요. 땅 위로 보이는 그 작은 돌은 땅을 파보니 큰 바위의 일부였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소년은 포기를 하지 않고 삽을 가지고 와서 계속 팠습니다. 이제 시간이 흘러 해가 뉘엿뉘엿 서산으로 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큰 바위를 파낼 수는 없었지요.

결국 그 소년은 포기를 하고 다시 흙으로 돌을 파묻기 시작했답니다. 그리고 다 묻고 나니까 소년이 걸려 넘어졌던 돌부리까지도 땅에 묻히게 된 것이었어요. 바로 그 때 그 소년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부터 파려고만 하지말고, 그냥 흙을 퍼다가 묻었다라면 이렇게 힘들지 않았을 것을"

정말로 그렇지 않습니까? 보다 쉬운 방법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어떤 오기가 일어나서 아주 힘든 방법으로 그 일을 행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요. 또 이렇게 행동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남자들은 "남자가 칼을 꺼냈으면 무라도 썰어야지." 라는 말을 종종하면서 미련하게 행동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이런 모습이 필요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른 사람은 받아들이지도 않으면서, '나는 노력한다'고 말하는 것. 이 모습이 과연 하느님 보시기에 좋을까요? 또한 행복을 찾는 쉬운 방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행복을 찾아 힘들게 고생만하는 우리들을 보시고 하느님께서는 어떻게 말씀하실까요?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참된 행복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 슬퍼하는 사람, 온유한 사람,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 자비를 베푸는 사람, 마음이 깨끗한 사람,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 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는 사람"

이들이 바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씀하시지요. 그리고 이들이 받을 큰 상이 하늘에 마련되어 있다고 하십니다.

하지만 우리들의 관점에서는 이들이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이 세상에서 그렇게 큰 힘을 낼 수 없기 때문이지요. 이들의 모습은 이 세상의 눈으로 볼 때, 작은 이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결코 자신의 얄팍한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습니다. 또한 이들은 자신의 지금 상황이 그렇게 좋지 않기 때문에, 작은 것에도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사람입니다. 즉, 겸손되게 살 수 있는 조건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인 것이지요. 바로 이렇게 겸손하게 생활하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오늘은 모든 성인 대축일입니다.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성인들의 모습을 떠 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세속의 눈으로 볼 때 그들은 결코 행복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성인들을 행복하다고 말을 하지요. 그 이유는 비록 세속적으로 볼 때는 행복하지 않았지만, 그들의 힘들고 어려움 삶 안에서 겸손함, 그리고 주님께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기쁘게 살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우리들 역시 이런 성인들의 모습을 본받으라는 의미에서, 교회는 11월의 첫날인 오늘을 모든 성인 대축일로써 기념하고 있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전해주시는 행복을 우리들 가슴속에 깊이 새기면서, 아울러 성인들의 삶을 기억하면서 우리들 역시 행복한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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