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뿌린대로 거두리라(연중 32주 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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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명연 | 작성일2000-11-14 | 조회수2,489 | 추천수22 | 반대(0) 신고 |
옛날 어느 마을에 마음씨 좋은 한 부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비록 돈이 많았지만, 정이 많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려고 노력을 했지요. 그런 그가 어느날 마을에서 가장 가난한 목수를 불러 집을 좀 지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어요.
"우리 부부가 3개월쯤 여행을 떠날 것입니다. 최상의 건축재료와 초일류 목수를 총동원해 멋진 집을 지어주세요. 건축비를 조금도 걱정하지 마세요."
이렇게 말하고 주인이 여행을 떠나니, 목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지요. 그리고 그는 싸구려 건축자재와 형편없는 인부를 동원해서 날림으로 집을 지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건물을 다 지었어요 구멍이 나고 금이 간 곳이 생겼지요. 이런 부분은 페인트칠로 감쪽같이 속였습니다. 드디어 부탁을 했던 부자가 돌아왔고, 목수는 부자에게 열쇠를 주며 이렇게 뻔뻔하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열심히 집을 지었어요."
그러자 부자가 목수에게 그 열쇠를 다시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이 집은 내가 당신 가족에게 주는 선물입니다."
바로 그 순간 목수는 땅을 치며 후회를 했지요. 그는 자기에게 돌아올 집인지도 모르고, 단순히 순간의 이익을 위해서 엉터리로 건물을 지었으니 말입니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이 있지요. 즉, 당장의 이익에 눈이 어두워 기교를 부리는 사람들은 결국 낭패를 당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이렇게 당장의 이익에 눈이 어두워서 은혜도 모르고 엉뚱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마리아 지방을 지나시다가 10명의 나병환자를 만나십니다. 그들 중에 아홉은 유대인이었고, 나머지 한 명은 사마리아 사람이었습니다. 나병이란 불치의 병으로 뭇사람과 가족들로부터 버림을 받고 소외를 당했겠지요. 따라서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걸고서 예수님께 외치지요.
"예수 선생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예수님은 그들의 불행을 가련히 여기시어 나병을 낫게 하여 주십니다. 그리고 ’가서 사제들에게 너희의 몸을 보여라’고 말씀하십니다. 즉, 이들은 모두 깨끗해졌던 것이지요. 그런데 치유받은 아홉 명의 유대인은 당연한 것으로 여겼는지 그냥 집으로 돌아가고, 한 사람만이 그것도 사마리아 사람만이 자기의 병이 나은 것을 보고 하느님을 찬양하면서 예수님께 돌아와 감사를 드립니다.
왜 아홉 명의 유대인들은 은혜도 모르는 짓을 했을까요? 그 이유는 예수님을 만나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율법에는 나환자를 접촉하면 부정해진다는 계명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나환자였던 자신들과 접촉한 예수님은 이미 부정해진 것이지요. 그런데 부정해진 예수님을 만나면 그들 자신이 또 다시 부정해 질 것을 생각했을 것입니다. 결국 이들은 병이 나기 전의 유대인들의 완고한 마음으로 다시 되돌아간 것이지요.
이 모습이 혹시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영원한 생명으로 우리를 이끄시기 위해 우리를 부르지만, 우리 자신의 편리와 이해타산으로 인해 다시금 멀어지는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주님의 은혜를 받고 변화되는 것이 아니라, 원래의 모습으로 다시 되돌아온다면 오늘 복음에 나오는 아홉 명의 유대인처럼 단순히 병의 치료만 될 뿐,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을 얻지 못하겠지요. 앞서 그 가난한 목수처럼 나에게 돌아올 것도 그냥 차버리고 말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께 끊임없이 치유를 받아야 할 죄인들입니다. 그러기에 하느님과 이웃에게 죄인임을 고백하고, 굳은 믿음으로 주님의 자비를 간청해야만 합니다. 나아가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시는 사랑과 은총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변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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