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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늘나라는 어디에 있는가?(연중 32주 목)
작성자조명연 쪽지 캡슐 작성일2000-11-16 조회수1,934 추천수17 반대(0) 신고

인도의 위대한 시인인 라빈드라나드 타골은 시인으로서는 매우 유명했지만, 그의 생활은 매우 게을렀다고 합니다. 그래서 집안에 하인이 없으면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하곤 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날마다 아침 일찍 오는 하인이 그 날 따라 늦는 것이었습니다.

처음 한 시간이 지나자 타골은 매우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하인에게 무슨 벌을 주어야 할까 벼르고 있었지요. 그러나 한 시간이 지나고, 두 시간이 지나고 세 시간이 지나자 이제 타골은 하인에게 주어야 할 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해고를 시키고자 하는 마음을 굳게 먹었지요.

 

이제 아침나절이 다 지나가고 한낮이 되었습니다. 마침내 그 하인이 나타났지요. 그런데 하인은 말없이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천연스럽게 그의 일을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주인의 옷을 가져다주고, 밥을 준비하고 방안 청소를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뻔뻔하게도 보이는 이 하인의 모습을 보고 있던 타골은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올라 버럭 소리를 내질렀습니다.

 

"다 그만두고 나갓!"

 

하지만 그 하인은 여전히 비질 만을 계속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모습 때문에 타골은 더욱 더 화가 났지요. 그래서 타골은 하인의 뺨을 힘차게 내리치고 당장 나가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러자 하인은 바닥에 팽개쳐진 빗자루를 다시 들고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었습니다.

 

"제 어린 딸애가 어제 저녁에 죽었습니다."

 

우리들이 악하다고 말하는 사람들, 또한 우리 자신이 행하는 나쁜 행동들... 그 모든 것이 어쩌면 우리들의 어떤 무지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따라서 내 자신보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는 여유가 우리에게 진실로 필요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는 바로 너희 가운데 있다"라고 말씀하시지요. 주님 말씀따라 ’여기’, ’저기’ 아무데다 하늘 나라가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앞서 타골의 이야기처럼 우리들 마음 안에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무지를 가지고 있다면 하느님 나라도 깨닫지 못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늘 강조하신 말씀은 ’사랑’이었습니다. 따라서 하느님 나라는 바로 사랑이 충만한 곳일 것입니다. 사랑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내 맘 속에 일어나는 감정이고, 이 사랑을 실천할 때 우리 가운데 하느님 나라가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다른 사람을 섣부르고 판단하고 이해하지 못한다면, 우리들의 마음은 혼란스럽게 되고 평화를 잃게 되고 행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의 주변을 잘 바라보았으면 합니다. 나의 섣부른 판단과 남을 이해하지 못하는 무지로써 내게 주어진 하느님 나라를 거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했으면 합니다.

 

예수님은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하늘 나라는 바로 너희 가운데 있다."

 

이미 와 있는 하늘 나라, 그러나 아직 완성되지는 않은 하늘 나라를 차지하기 위해서 조금더 이웃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기워나가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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