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나쁜 일은 복수하려면서..(연중 34주 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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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명연 | 작성일2000-11-27 | 조회수1,970 | 추천수17 | 반대(0) 신고 |
오랜만에 술을 마시고 어제 늦게 잠들었습니다. 그런데 글쎄 창문을 열고 잤던 것이었지요. 취중이었으니, 약간 추워도 그냥 잘 수 있었지요. 하지만 그 휴유증이 무섭군요. 그냥 감기가 걸렸어요. 그래서 아침에 미사하는데도 너무나도 힘들었습니다. 지금도 온 몸이 쑤시고, 머리가 지끈지끈 아픕니다. 그런데 문득 여기에 '글을 안올렸구나'라는 생각이 나서 조금 늦었지만 이렇게 올립니다. 여러분들, 모두 감기 조심하세요. 이번 감기는 특히 오래 간다고 합니다.
어떤 택시 운전수가 있었습니다. 그날도 다른 날과 다름없이, 사람들을 더 많이 태우기 위해서 바쁘게 거리를 다니고 있었지요. 그런데 그날따라 손님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떤 아주머니가 택시를 세웁니다. 그는 무척 기뻤고, 태우고나서 '어디 가세요?'하고 물어보았지요. 그 아주머니는 그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시장까지 가자고 했습니다. 조금 실망은 했지만, '손님에게 친절하게 해야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운전을 했습니다. 시장 앞에 왔습니다. 그런데 아주머니는 시장 골목 안으로 들어가자는 것이었습니다. 택시 운전수는 화가 점점 났지만, 그래도 꾹 참았습니다. 목적지까지 다 왔습니다. 그런데 아주머니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어요. "죄송해서 어떻게 하지요? 잔돈이 없네요." 그러면서 금액이 2300원 나왔는데, 만원짜리도 아니고, 십만원짜리 수표를 내놓는 것이었어요. 운전수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 화를 냈습니다. 그랬더니 그 아주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세요. "아니 10만원은 돈이 아닌가? 왜 화내세요?"
결국 이 운전수는 돈을 바꾸기 위해 차에서 내렸습니다. 그런데 문득 복수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은행에 가서 십만원을 모두 백원짜리로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아주머니에게 백원짜리로 9만 7천 7백원을 건네주면서, 통쾌했습니다. 그리고 이 한마디도 잊지 않고 했지요.
"아주머니, 백원도 역시 돈입니다."
그런데 아주머니는 택시에서 내리지 않는 것이었요. "아주머니, 내리셔야 제가 영업을 계속하지요."하고 말했지만, 아주머니는 계속해서 택시 안에서 손으로 무엇을 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택시 운전수는 다시 한번 재촉을 했지요. 그랬더니 아주머니는 "거스름돈이 맞는지 세보아야 할 것 아니예요? 아저씨 때문에 잊어버렸잖아요. 다시 처음부터 세야겠네."
저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무척 웃었습니다. 그런데 웃다가 저는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왜냐하면 이 운전수의 모습에서 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가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즉, 나에게 어떤 잘못을 행한 사람, 나를 도와주지 않은 사람에게 나도 똑같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습니까? 내 자신에게 이런 경우가 생기면 이렇게 복수하려는 마음이 생기지 않습니까? 하지만 정작 나에게 도움을 준 사람, 내게 좋은 일을 한 사람에게는 '나도 그 사람에게 그렇게 해야지'라고 다짐하지만, 그런 마음은 쉽게 잊어버리고 맙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가난한 과부가 헌금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가난한 과부가 봉헌한 작은 동전 두 닢은 돈 많은 사람들에게 적은 돈임에 분명합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그 작은 동전 두 닢이 과부에게는 하루치의 식량 값이 될 수도 있다고 말이지요. 그래서 과부가 낸 헌금은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것이라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시지요.
그런데 왜 그 가난한 과부는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봉헌했을까요? 그 어떤 사람이 보더라도 적은 돈이기에 알아주는 사람도 없었을텐데요. 아니 오히려 다른 사람들의 놀림감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가난한 과부는 사람들의 시선을 무시하고 하느님께 봉헌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 이유는 하느님의 은혜를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해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드리고 싶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복음에 나오는 부자들의 모습은 어떠했을까요?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체면을 생각하면서 할 수 없이 내기도 했을 것입니다. 또 내놓았다가도 '너무 많이 낸 것이 아닐까' 하면서 아까워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이런 모습을 보셨기에, 주님께서는 그 과부의 헌금과 부자들의 헌금을 비교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과연 어떤 헌금을 주님께 바치고 있습니까? 부자들의 헌금입니까? 아니면 가난한 과부의 헌금입니까?
주님께서는 자기 자신을 온전히 봉헌하는 과부의 헌금을 간절히 원하고 계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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