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기대하시라 개봉박두(34주 금) | |||
---|---|---|---|---|
작성자조명연 | 작성일2000-12-01 | 조회수1,942 | 추천수13 | 반대(0) 신고 |
"기대하시라 개봉박두"
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기 아닙니까? 주로 텔레비전이나 극장에서 어떤 영화의 예고편을 내보내면서 나오는 말이지요. 즉, 그 영화의 아주 멋있는 장면들만을 모아서 영화를 꼭 보게끔 만드는 충동을 불러일으키지요. 마치 이 영화를 안보면 커다란 손해를 입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많은 영화사에서는 영화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예고편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 예고편이 그 영화를 살리느냐, 죽이느냐의 커다란 역할을 하기 때문이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도 어떤 예고편을 우리들에게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즉, 마지막 날에 대해서, 그리고 하느님 나라가 어떻게 올 것인지에 대해서 말씀해주십니다. 우리가 영화의 예고편을 보고서 그 영화에 대해서 어느 정도 파악을 하듯이, 예수님께서는 마지막 날에 대해서 그리고 하느님 나라에 대해서 말씀해주시면서, 그 날과 그 나라에 대해서 파악하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처럼 주님께서는 우리가 정말로 중요한 것을 향해서 나아가길 원하는 마음으로 이런 예고편까지 말씀해 주시는데, 솔직히 우리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참으로 많지요.
어느 부부가 암스테르담 국립 박물관에서 유명한 화가인 렘브란트의 걸작인 '야경'을 감상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너무나도 기분이 좋았겠지요. 그 유명한 화가의 명작 중의 명작이라고 할 수 있는 '야경'을 사진을 통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아무튼 그들은 이렇게 기쁜 마음을 가지고 박물관에 들어갔고, 여러 복도를 지나 한참 걸은 뒤에 마침내 그 유명한 걸작 앞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그 앞에서 그 그림을 감상했습니다. 얼마 뒤에 남편이 아내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자, 봐요. 이 액자가 참 아름답지 않소?"
물론 액자가 아름다울 수 있겠지요. 어쩌면 그 액자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액자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 이 남편은 본질적인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액자를 보러 간 것이 아니라, 렘브란트의 걸작 '야경'을 보러 갔던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액자는 사실 그 그림과 별 상관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의 모습이 자꾸 이 남편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것은 왜 일까요?
예수님은 우리가 더 중요한 것을 찾을 수 있도록 친절하게 예고편까지 해주시는데, 우리는 그 중요한 것보다는 부수적인 것을 더 찾고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을 찾고, 더 중요한 것을 향해서 나아간다면 우리는 늘 기적을 체험할 수 있는데, 우리는 그보다는 중요한 것을 돋보이게 하는 것들에 현혹되어 '왜 나에게는 다른 사람에게 체험되는 기적이 없을까'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액자에 현혹되기보다 그 걸작을 보라 보아야 하는 것처럼,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예수님을 이 세상에서 그리고 이 시간에 느낄 수 있도록 우리는 생활해야 할 것입니다. 그 길은 바로 주님의 계명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계명. 그 계명을 실천하는데, 우리의 관점을 맞춘다면 우리는 정말로 중요한 것을 향해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아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