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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믿음과 삶에 대한 성찰(대림 1주 월)
작성자상지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0-12-04 조회수2,459 추천수17 반대(0) 신고

 

2000, 12, 4  대림 제1주간 월요일 복음 묵상

 

 

마태오 8,5-11  (백인 대장의 하인을 고치신 예수)

 

예수께서 가파르나움에 들어가셨을 때에 한 백인 대장이 예수께 와서 "주님, 제 하인이 중풍병으로 집에 누워 몹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하고 사정하였다.

 

예수께서 "내가 가서 고쳐 주마." 하시자 백인 대장은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집에 모실 만한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하시면 제 하인이 낫겠습니다. 저도 남의 밑에 있는 사람입니다만 제 밑에도 부하들이 있어서 제가 이 사람더러 가라 하면 가고 또 저 사람더러 오라 하면 옵니다. 또 제 종더러 이것을 하라 하면 합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이 말을 들으시고 예수께서는 감탄하시며 따라오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정말 어떤 이스라엘 사람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잘 들어라. 많은 사람이 사방에서 모여들어 하늘나라에서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함께 잔치에 참석할 것이다."

 

 

<묵상>

 

이방인 백인 대장은 자신의 굳센 믿음을 예수님께로부터 인정받았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도 아닌 이방인인 그의 믿음은 과연 어디에서 유래하는 것인가를 묻게 됩니다.

 

믿음은 주님께로부터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그런데 주님의 선물로 주어지는 믿음을 자신과는 무관하게 단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처럼 생각한다면 이상한 결론을 맺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믿음이 약하고 그래서 신앙 실천을 제대로 못할 때, 그 전적인 책임을 '약한 믿음'을 주신 주님께로 돌리게 되는 것이지요.

 

주님께서는 '약한 믿음'이나 '강한 믿음'을 주신 것이 아니라 '믿음'을 주신 것입니다. 주님께서 주신 믿음의 싹을 틔우고 풍성한 결실을 맺도록 하기 위해서 이제 믿음을 선물로 받은 신앙인의 구체적인 노력들이 필요합니다.

 

다시금 굳센 믿음을 인정받은 백인 대장에게로 시선을 돌립니다. 어디에서 이 굳센 믿음이 유래하는가? 백인 대장의 굳센 믿음은 자신의 구체적인 삶에 대한 성찰에서 온 것입니다. 백인 대장이라는 자신의 직업에 대한 성찰에서 주님과 자신의 관계를 올바로 설정할 수 있었고, 여기에서 자신 안에 심어진 믿음의 씨는 더욱 깊이 뿌리를 내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 굳이 힘들여 자신의 집까지 오시시기 청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주님의 한 말씀만 있으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믿음은 흔히 생각하듯 구체적인 삶과 떨어진 무엇이 아닙니다. 믿음이 하느님의 선물일진데, 하느님께서 주신 가장 구체적이고 감각적인 선물 (때로는 이 선물이 인간적인 고통을 주기도 하지만 이 선물을 어떠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 만큼 벌어질 것입니다.)인 현실의 삶과 믿음이 분리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주님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하는 시간, 성서를 읽고 묵상하는 시간, 교회 공동체 안에서 활동하는 시간만을 신앙 생활의 영역 안에 묶어둔다면 하루 중에서, 일주일 중에서 단 몇시간, 아니 단 몇 분만 신앙인이고 나머지 대부분의 시간은 믿음과는 무관한 생활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생활하면 주님께서 믿음의 씨가 깊이 뿌리내리고 열매를 맺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입니다. 물론 주님께서는 때때로 이 불가능을 깨뜨리고 기적같은 신앙의 열매를 거두시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누가 '기도가 무엇입니까?'라고 물을 때 '삶이 기도지요.'라고 자연스럽게 그리고 아무 꺼리낌없이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살아있는 성인이라고 합니다. 살아 숨쉬는 모든 순간이 주님과 하나되어 있는 것이니까요. 살아가면서 주님의 뜻으로부터 벗어나 자기 마음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순간이 전혀 없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끊임없이 자신의 삶 안에서 주님을 만나고 주님의 뜻을 따르려 노력할 때에 비로소 예수님께서 높이 평가하신 백인 대장의 믿음을 지닐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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