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더불어 사는 세상은 아름답다(대림2주 월) | |||
---|---|---|---|---|
작성자조명연 | 작성일2000-12-10 | 조회수2,183 | 추천수15 | 반대(0) 신고 |
또다시 일주일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은 휴일이 끝나고 난 오늘 같은 월요일을 상당히 싫어하지요. 그래서 활력이 없고 무기력해지는 월요병이라는 것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와 같은 신부들은 이 월요일이 휴일이지요. 왜냐하면 남들이 쉬는 주일이 신부들에게는 가장 일을 많이 하는 날이거든요. 그래서 일주일 중에 가장 여유 있는 시간을 오늘 같은 월요일에 지냅니다. 아무튼 남들 일할 때 쉬는 것 같아서 죄송한 마음도 생기지만, 월요병에 시달리기보다는 오늘 하루도 주님께서 보시기에 좋은 날을 만들도록 열심히 생활하시길 기도합니다.
저는 오늘 아침 일어나서 세수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하루 동안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그 누구도 만나지 않고, 나 홀로 하루 24시간을 그냥 보낸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을까?"
여러분들은 어떠세요? 저는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라디오나 텔레비전이라는 대중매체를 통해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었던 것들을 생각한다면, 나 이외의 사람을 접촉하지 않고 살았던 적은 한 번도 없는 것 같습니다.
또 우리는 내 자신이 농사를 짓지 않더라도 밥을 먹을 수 있고, 가전제품들 내 손으로 만지지 않더라도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으며,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두꺼운 옷을 내가 만들지 않더라도 입을 수 있지요. 그 이유는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기에 우리들은 살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서로의 것을 나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현대의 많은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자기만 좋으면 된다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급격한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살하는 청소년들이 생기고, 고통에 못 이겨 절망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이 아닐까요? 즉, 이 세상에는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나눌 것이 너무나도 많은데도 나눌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에 이기적이고 비판적인 세상을 만드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중풍병자 한 사람이 예수님으로부터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라는 말씀을 들으면서 치유의 은총을 받습니다. 하지만 이 중풍병자가 죄를 용서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리고 병의 치유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이 병자의 믿음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친구들이 지붕에 올라가 지붕을 벗기고 구멍을 내어 병자를 내려보낸 행동 때문에 죄의 용서를 받고 병도 치유될 수 있었던 것이지요. 다시 말해서, 내 형제의 아픔을 그저 남의 아픔으로 돌리지 않고 자신의 것으로 생각한 적극적인 행동으로 중풍병자를 일으킬 수 있었던 것입니다.
바로 이 모습에서 공동체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자신의 믿음이 부족하더라도 나를 위해 기도해주는 다른 사람이 있기에 나 역시 구원받을 수 있는 것이지요. 또한 교회 안에서 나만을 그리고 내가 친한 사람들만을 위한 구원을 외친다면 결코 자신의 소원과 바람들도 이룰 수 없다는 것 역시 깨닫게 됩니다.
단 한 사람도 빠짐없이 하느님 나라에서 기쁘게 살 수 있도록 우리 모두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그때 우리는 주님으로부터 이런 말씀을 들을 수가 있습니다.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아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