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하여(대림 2주 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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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명연 | 작성일2000-12-12 | 조회수2,260 | 추천수16 | 반대(0) 신고 |
여행 좋아하세요? 자신이 가보지 못했던 곳을 향한 동경은 아마 모두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특히 자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여행이라면 더더욱 큰 기쁨을 얻을 수 있겠지요. 아마 여행 가기 하루 전날에는 설레임 때문에 잠도 설칠 것입니다. 그렇겠지요?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과 배를 타고 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여러분에게 주어졌습니다. 그것도 단 한 명이 아니라, 자그마치 5명과 함께 무료로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면, 여러분은 누구랑 같이 가고싶으세요? 마음속으로 여러분이 같이 가고 싶은 사람을 번호를 매겨서 5명을 뽑아보세요.
여러분이 뽑으신 그 다섯 분과 함께 여러분은 배를 타고 여행을 떠납니다. 그런데 얼마 뒤에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배가 위험한 상황에 놓여졌습니다. 그 배의 선장과 승무원들은 이 위험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했지만, 배는 점점 비바람에 가라앉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선장은 원래 초대되었던 여러분들을 부르고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상황이 매우 악화되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데리고 오신 분 중에서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사람이 이 배를 떠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배는 가라앉아 우리 모두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어떤 일이 있어도 저희가 보호해야 하기에, 여러분은 절대로 바다로 뛰어들 수 없습니다."
여러분이 뽑으신 다섯 명 중에서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사람을 버리십시오.
그런데 사랑하는 네 번째, 다섯 번째 사람을 잃었지만, 배는 가라앉는 것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선장은 여러분들을 다시 불렀어요. 그리고는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니 두 번째와 세 번째 사람 역시 배를 떠나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여러분이 뽑으신 다섯 명 중에서 두 번째와 세 번째 사람을 버리십시오.
하지만 이번에도 상황은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선장은 여러분들을 다시 불렀습니다.
"도저히 안되겠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뽑으신 분 중에서 첫 번째 사람 역시 배를 떠나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분 자신은 절대로 안됩니다."
여러분이 사랑하시기에 가장 첫 번째로 뽑았던 사람마저 바다로 버리십시오.
이제 여러분은 혼자 남았습니다. 이렇게 우리들이 정말로 소중한 사람들을 버리고 이제 여러분 혼자가 되었으면 어떻겠어요?
어떻게 생각하면 불가능한 상황이겠지요. 하지만 정말로 이렇게 된다면 얼마나 참담하고 슬프겠어요?
우리는 하느님 나라를 천사들이 날아다니고, 고통은 전혀 없는 평화와 사랑이 가득 넘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곳이라면, 그곳이 천사가 날아다니고, 고통이 하나 없는 평화와 사랑이 넘치는 곳이라 할지라도 하느님 나라가 될 수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들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이 곳. 바로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 곳이 하느님 나라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한 마리 양을 위해서 아흔 아홉 마리 양을 그대로 나두고 찾아 나선 것은 바로 이런 의미에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즉, 사랑하는 인간 단 한 명도 잃지 않으시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시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 땅에 진정한 하느님 나라를 이룩하시려는 것입니다.
우리들 역시 예수님을 따른다면, 이러한 마음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들의 능력이나 공로와 아무 상관없이, 우리들을 귀하게 여기시고 끔찍하게 사랑하시는 예수님처럼, 우리들도 모든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합니다. 그때 우리는 하느님 나라를 느낄 수 있습니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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