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착각의 세상에서 벗어나요(12월19일)
작성자조명연 쪽지 캡슐 작성일2000-12-19 조회수2,511 추천수10 반대(0) 신고

어떤 할머니가 어느 날 길을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기 뒤에서 어떤 청년이 생선 트럭을 타고 따라오면서 뭐라고 말하는 것이었어요. 이 할머니는 귀가 잘 들리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가던 길을 멈추고 주의 깊게 뭐라고 하는 지 들었지요. 그랬더니 글쎄 그 청년이 "같이 가 처녀!"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이 할머니는 '설마 나를 부르는 것은 아니겠지.'라는 생각을 하고서 그냥 가던 길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그 청년은 계속해서 자기를 따라오면서 이렇게 외치는 것이었어요.

 

"같이 가 처녀!"

 

할머니는 너무나도 기뻤지요. '아직까지 나를 알아주는 사람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너무나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청년이 말시키면 그 말을 정확히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서, 보청기를 귀에 꽂았지요.

 

바로 그 순간 자기 뒤를 따라오는 청년의 부르는 소리가 매우 또렷하게 들렸습니다.

그 청년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어요.

 

"갈치가 천원!"    

 

"갈치가 천원!"이란 말, 얼핏 들으면 '같이 가 처녀!'라는 말과 비슷하지요? 이 할머니는 그만 착각했던 것이지요.

 

사실 우리들의 삶에는 이 착각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착각하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을 해도, 생각에만 멈출 때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의 즈가리야 역시 이런 착각 속에 있었지요. 천사가 즈가리야의 아내 엘리사벳이 아기를 낳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하지요. 하지만 즈가리야는 하느님의 뜻을 먼저 생각하기 보다는 인간적인 기준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합니다. 즉, 자기도 그리고 아내인 엘리사벳도 나이가 많으니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바로 이렇게 천사의 말을 농담정도로만 받아들이는 착각을 범하고 맙니다. 그 결과 즈가리야는 벙어리가 되고 맙니다.

 

왜 즈가리야가 벙어리가 되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마 천사의 말을 착각해서 엉뚱한 소리를 해대지 않을까 라는 하느님의 배려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들도 착각을 하면 엉뚱한 이야기를 할 때가 있지요.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라는 말처럼 가만히 있는 편이 더 낳을 때가 있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즈가리야가 벙어리가 된 것은 아닐까 라는 추측을 해 봅니다.

 

이런 묵상을 하면서, 하느님의 뜻과 일치되는 삶을 살기 위해서 온 힘과 정성을 기울여야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내 뜻이 나오려고 할 때는 오히려 침묵을 지키는 편이 더 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바로 이런 내가 될 때, 우리는 나를 지배하고 있는 착각이라는 시선에서 벗어나서 보다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볼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만큼 주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우리가 되기 위해서 더 노력하는 대림시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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