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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마음의 구유★
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0-12-24 조회수2,391 추천수19 반대(0) 신고

+ 축 성탄!!!

 

오랜만에 다시 들어왔다.

게으르고 나태함을 일깨워준 형제가 있었다.

그래서 다시 구유를 꾸미는 마음으로

오늘의 묵상방에 왔다.

 

묵상방을 사랑하시는 회원님들께

그리고 늘 좋은 묵상글을 올려주시는 신부님, 수녀님들께

성탄 축하의 인사를 드릴 겸...

 

아기 예수 오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성탄을 맞이하기 위해

꼭 해야만 하는 것이

구유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구유가 있어야만 그분이 누우실 자리가 마련되니까요.

 

우리 수도원 성당에도

교육회관 성당에도

구유를 마련하였습니다.

이제 아기 예수님만 안치(?)하면 모든 것이 완벽합니다.

 

그런데

외적으로는 그분이 오시는데 문제가 없는데

문제는

내 마음 속에 그분이 오실 수 있도록 구유를 마련해 놓았나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구유를 이쁘게 꾸미셨겠지요.

잘 꾸미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정성이 문제이겠지요.

여러분이 만든 구유 자랑 좀 하이소.

 

제 구유는요,

별로 멋이 없어요.

나름대로 사랑과 봉사, 말씀, 친절 등의 사탕 같은 것도 걸려 있지만

게으름, 나태, 분노, 교만, 흥분 같은 뵈기 싫은 것도 좀 너저분하게 걸려있어요.

비록 이쁘고 멋진 구유는 아니지만

그냥 만족하고 싶어요.

이런 내 마음에도 그분께서 오시리라 믿고 있기 때문이죠.

왜냐구요?

그분은 거적대기 하나만 있어도 누울 자리를 마다하시지 않기 때문이죠.

우리처럼 까달스러운 분이 아니란 말이지요.

중요한 것은 초라하고 보잘것 없지만 그분을 우리 마음의 구유에 모시겠다는

정성이라고 생각해요.

 

자, 여러분 힘 내세요.

여러분의 마음의 구유 안에 그분께서 눕고 싶어하시니까요.

 

보다 작고 겸손한 모습으로 오시는 그분을

그냥 씩 웃으며 어린 아기를 보듯이

그렇게

미소로 맞이합시다.

 

<하늘 높은 데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께서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

 

바로 그분께서 사랑하시는 그대에게 작은 평화가 흘러 넘치기를...

 

이번 성탄이

"행복이란 결코 먼 곳에 있지 않고 가까운데 있음을, 아니 우리 가운데 있음을,

그리고 결코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작고 소박한 곳에 있음을"

다시 크게 깨닫는 기회가 되길 손모아 기원합니다.

 

2000. 성탄

 

<늘 작은 것이 아름답다!>고 주장하는

오바라기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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