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탈출]드디어 마지막 결정적인 재앙이 선포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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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상지종 | 작성일2001-01-11 | 조회수2,187 | 추천수10 | 반대(0) 신고 |
2001년 1월 7일(주님 공현 대축일) 서울대교구 catholic 청년주보에 게재한 글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기 전에 탈출기(출애굽기) 11,1-10을 먼저 읽고 묵상하시기 바랍니다.
드디어 마지막 결정적인 재앙이 선포되다 (출애 11,1-10)
하느님께서 모세를 통해 드디어 마지막, 그러나 결정적인 재앙을 선포하십니다. "에집트 전국에 있는 맏이는 다 죽으리라. 장차 왕위에 오를 파라오의 맏아들을 비롯하여 맷돌을 가는 계집종의 맏아들에 이르기까지 다 죽을 것이요, 짐승이 낳은 맏배도 살아 남지 못하리라." 상상할 수 없는 최악의 재앙이 선포됩니다.
아직 마지막 재앙이 현실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재앙의 선포로 말미암아 이미 에집트는 분열되기 시작합니다. 파라오와 그의 신하들, 그리고 에집트 백성 사이에 균열이 생기고 갈등이 고조됩니다. 파라오는 여전히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않고 이스라엘 백성을 풀어주기를 거부하지만, 파라오의 신하들과 백성들은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의 편에 서기 시작합니다.
이제 파라오의 통치 기반은 송두리째 흔들리고, 인간의 뜻에 의해 유지된 거대한 정치 체제는 하느님의 섭리 앞에서 서서히 무너져 내립니다. 재앙의 전조이면서 동시에 바로 지금이 재앙을 막을 마지막 시간임을 알려주는 징표입니다. 그러나 파라오는 이 징표를 읽지 못하고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주어진 선택의 순간에 삶이 아니라 죽음에 몸을 던집니다.
<하나의 체제나 조직, 또는 공동체가 완전한 파멸에 이르기 전에 구성원들의 '갈라짐과 갈등'이라는 전조가 있기 마련입니다. 갈라짐과 갈등, 분명 '위기'이지만 동시에 완전한 파멸을 막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체제 속에서, 조직 속에서, 그리고 크고 작은 공동체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이런 우리에게 화해의 국면이 있는가 하면 갈라짐과 갈등의 국면도 있습니다. 과연 지금 우리에게 삶의 조건으로 주어진 여러 가지 체제, 조직, 공동체는 어떤 상황에 직면해 있는지 생각해 봅시다. 그리고 만약 갈라짐과 갈등의 국면이라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지혜를 모아 봅시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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