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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느 어머니의 고백..(2/8)
작성자노우진 쪽지 캡슐 작성일2001-02-08 조회수2,354 추천수25 반대(0) 신고

어느 어머니의 고백

 

저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딸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 아이는 총명했고 이쁘고 저를 무척이나 따랐습니다.

저 역시 제 딸을 제 목숨 보다 더 사랑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이를 시기한 마귀가 제 딸아이의 몸에 들어가 저와 딸의 사이를 갈라놓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말에 불만이듯 반항적이더니 심지어는 잦은 가출과 도벽 때문에 아무리 묶어놓고 가둬두어도 뛰쳐나갔습니다.

 

이런 제 딸 때문에 전 무척이나 많이 울고 가슴이 아팠고 화를 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전 예수라는 한 선생님이 마귀를 쫓아 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분을 찾아갔습니다.

 

여러날을 기다려 드디어 전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분앞에 선 저는 저의 자존심도 버리고 그분의 발아래 업드려 간청했습니다.

부디 제 딸에게서 저와 딸 사이를 갈라놓은 마귀를 쫓아 달라고 말입니다.

전 그분이 꼭 반드시 마귀를 쫓아 주실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분은 저를 가만히 쳐다보시더군요 웬지 부끄러운 마음이 제 안에서 일어났습니다.

마치 제 속마음 모두를 읽혀 버린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잠시 후 그분의 한마디에 저는 너무나 막막했고 화가 났습니다.

"내 자녀를 먼저 돌보아야 한다. 내 자녀를 배불려야 한다. 내 자녀가 우선이다. 자녀에게 먹일 빵을 개에게 주는 일은 없다."

당신의 가족이 먼저라니 물론 맞는 말이었다. 그러나 도대체 다른 사람들로부터 덕망이 높다고 칭송이 자자한 선생님으로부터 나올 수 있는 말인가? 내 딸을 고치려고 먼길을 온 나를 개만도 못한 인간으로 보다니! 그냥 한마디만으로 다른 사람들을 고쳤다고 하는데 그냥 한마디만 하면 마귀를 쫓아 낼 수 있을텐데....

 

그렇다면  예수라는 선생님이 다른 사람들에게 했던 그 사랑이라는 말은 무었이었단 말인가? 다른 이들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것만큼 더 큰사랑이 없다고 저 선생님이 말했다는데 그럼 저 선생님은 위선자였는가? 전 참으로 화가 났습니다.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이제 영영 제 딸을 고치지 못하고 마귀에게 빼앗겨버리는구나하고 전 두려웠습니다.

착한 제 딸을 잃어버릴 것  같았습니다. 더 이상 매달릴 곳도 없었습니다.

저는 제 딸을 찾기 위해서 무엇이든지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딸을 마귀에게 빼았겨 버리기에는 그동안 저와 제 딸이 사랑을 나누었던 수많은 시간이 너무나 아까웠고 제딸을 마귀에게 내어 줄수 없었습니다. 전 제 딸을 너무도 사랑했으니까요.

그래서 예수라는 그 선생님에게 또 다시 사정했습니다.

다행히 그분은 저를 계속 쳐다보고 계셨습니다.

 

"선생님 그렇지만 식탁아래에 있는 개도 바닥에 떨어지는 부스러기라도 주어 먹지 않습니까?

저의 마지막 자존심이었습니다. 부끄러웠습니다. 얼굴이 달아오르고 발가벗겨진 느낌이었습니다. 모두가 저를 비웃는 듯 했습니다. 어떤이는 혀를 차며 "자식이 뭔지"하며 안쓰러워했습니다.

저는 부끄러워 그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선생님은 아무 말씀도 없었습니다. 전 기다리다. 궁금해 고개를 들고 그분을 쳐다보았습니다.

그분은 입가에 미소가 머물면서 저를 지극히 쳐다보고 계셨습니다. 그러시면서 입을 여셨습니다.

"너의 믿음이 네 딸을 살렸다. 어서 가서 내 딸에게 가보아라. 마귀는 사라졌을 것이다."

그러시면서 계속 저를 쳐다보고 계셨습니다. 제가 그 자리를 떠나는 그 순간까지도 저를 지켜보고 계셨습니다.

 

저는 너무도  기쁘고 벅찬 마음으로  제 딸에게 가고있었습니다. 빨리 마귀가 떠나버린 예전의 착하고 어여쁜 제 딸을 보고 싶은 마음에 저는 가벼운 걸음을 재촉하였습니다.

그런데 자꾸 저를 계속 지켜 봐주시던 그분의 눈빛과 "내 자녀를 먼저 돌보아야 한다"라는 말씀이 자꾸 저의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문득 그분의 말씀을 생각하는데 놀랍게도 제 자신이 너무도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난 정말 딸을 사랑했었나! 아니 분명 사랑했었습니다. 마귀에 들리기 전의 착하고 어여쁜 딸을 말입니다. 그러나 마귀가 들어와 버린 후에는 예전의 착한 딸을 생각하며 그 딸로 돌아오기를 얼마나 바라고 노렸했던가! 하지만 마귀에 들러버린 내 딸을 진정으로 사랑했는가?

그 선생님께서 제 딸에게서 마귀를 쫓아내주시지 않았을 때 사실 전 너무나 두려웠습니다. 마귀에 들려버린 딸을 평생 데리고 살아야 하나, 지금까지 딸아이의 행동을 받아주는 것도 벅찬데 다른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얼마나 더 받아야 하나.... 전 힘들었고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더 선생님께 매달렸을지도 모릅니다.  

 

그 선생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내 자녀를 먼저 돌보아야 한다. 먼저 내 자녀가 배불러야 한다."

그 선생님은 저에게 딸에게 가라고 이야기 하셨습니다. 딸과 함께 있으라고 나의 사랑하는 딸에게로.... 딸에 대한 저의 믿음을 가지고 말입니다.

딸에 대한 나의 사랑, 믿음 딸과 함께 있는 것...

사실 딸을 치료하겠다던 저는 많은 시간을 딸에게서 떨어서 있었습니다.. 마귀에 들린 딸을 그냥 둔 채로 말입니다. "중요한 것은 바로 내 딸이었는데 전 그저 말 잘 듣고 착한 딸만을 사랑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 아이가 어찌되었건 사랑스러운 내 딸인데도 난 그것을 잃어버리고 살았다. 마치 마귀의 꾐에 빠져버린 듯이 ....

 

아마도 예수님이 처음부터 쳐다보고 계신것은 제가 아니라 제 마음안에 자리잡고 있는 마귀를 보고 계셨나 봅니다.

제 마음에 자리잡았던 마귀를 쫓아내자 전 어서 내 사랑스런 딸에게로 가고 싶었습니다. 그 아이가 마귀에 들려 있건 들려있지 안건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것은 바로 내 딸이기에...

집에 다다르자 급히 문을 열고 들어간 저는 딸을 불렀습니다.

저의 부름에 대답하며 나타난 나의 딸은 더없이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딸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저에게있던 마귀를 쫓아버리고 나에게 사랑스런 딸을 저에게 되돌려 주셨습니다.

저와 제 딸은 그 뒤로 함께 있게 되었습니다.     

 

 

 

p.s 오늘 복음에 대한 묵상 글인데여.  함께 피정 중인 수사님의 묵상 글입니다.  미사가 끝난 후 영성체 후 묵상 동안 들었던 이 글을 절 무척이나 감동시켰답니다...

 

행복하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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