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원죄의 실상은...
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1-02-09 조회수2,217 추천수20 반대(0) 신고

<누가 어디서 방귀 뀌었는데

이 말이 돌고 돌아

똥을 쌌다고 하더라...>

 

언젠가 레크레이션 시간에

재미있는 게임을 한 것이 생각납니다.

첫번째 사람이 어떤 복음 귀절을 두번째 사람에게 보여주고

그것을 말로 하지 않고 표현으로 전달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다음 사람에게 표현으로 전달하고

그래서 네번째, 다섯번째, 여섯번째...

그리고 마지막 사람이 그 복음 귀절이 무엇인지를 알아맞추는 게임입니다.

십중팔구는 알아듣지 못하고 엉뚱한, 전혀 다른 내용을 이야기하게 됩니다.

 

의사전달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겠지요.

 

우리는 가끔

내가 한 말이 그것이 아니었는데

그 말이 돌고 돌아

곡해되고 오해되어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됩니다.

전달과정에서 조금씩 과장되면서 벌어지는 웃지 못할 사건들이 많지요.

 

얼마 전에 모 형제에게

일반적인 차원에서 우리 형제들의 양성 문제를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나는 생각지도 않았던

곡해된 이야기를 한참 후에 되돌아와서 듣게 되면서

참으로 난감해 한 적이 있습니다.

아니, 어쩜 나는 상상치도 못한 이야기가 내가 한 이야기로 둔갑해서

아주 부정적인 차원에서 분노와 상처를 야기하게 될까?

이 때문에 형제들 간에 알게 모르게 금이 가고 신뢰심을 잃게 만드는

일이기에 정말 가슴아파한 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와 유사한 경험들이

대부분의 우리에게도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오늘 독서 말씀을 통해 저는 우리 인간을 죄의 굴레에 가두어 놓은

원죄의 실상은 별것이 아니었구나 생각해 봅니다.

하느님께서는

에덴 동산의 모든 것을 따먹을 수 있도록 인간에게 배려하셨고

생명나무 열매만은 따먹지 말라고 하셨지요.

그런데

뱀은 아주 부정적인 관점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왜곡시킵니다.

<이 동산에 있는 나무 열매는 하나도 따먹지 말라고 하셨지?> 하고 말입니다.

이러한 왜곡자의 말을 여자는 바로잡는 듯하면서도

또 과장을 시킵니다.

<아냐, 다 따먹을 수 있고, 한 나무만 따먹지 말라하였어...>만 하였으면 되는데

<따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고 하셨어...>라고 덧붙입니다.

뱀의 유혹은 끈질기게 부정적인 논리로 이루어집니다.

<너희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데 말만 그럴 뿐이야,

내가 장담하지! 죽기는커녕 너희에게 복이 있을 것이야!>

 

결국 원죄는 사실을 과장하고 부정하게 왜곡함에 빠짐으로써

원래의 사랑과 자비, 선함과 베품의 아름다움을

불신과 교만, 욕심과 질투의 늪에 빠지게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바로 이 원죄는 우리 안에서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랑과 자비를 올바로 받아들이지 않고 왜곡 과장하여 전달함으로써 말입니다.

 

그럼,

원죄를 극복하기 위한 처방을 생각해 보기로 하죠.

아주 쉽습니다.

1) 어떤 말도 부정적으로 전달하지 말자.

2) 정확하게 알아듣지 못한 이야기를 대충 짐작하여 전달하지 말자.

3) 다른 사람에게 부정적이고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야기는 절대로 전달하지 말자.

 

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는

1) 어떤 말도 긍정적으로 전달하자.

2)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자.

3) 다른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들을 경우 동조하지 말고 우리가 모르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전하자.

4) 다른 사람에 대한 칭찬의 이야기를 들을 경우 무조건 동조하여 함께 칭찬하자.

 

오늘도

혹시나 알게 모르게

원죄의 끈, 원죄의 사슬을

내가 다른 이웃에게 던져 주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우리는 하느님 말씀의 메신저요

하느님 사랑의 메신저가 되어야 한다.

잘못 전달하는 메신저는

하느님의 메신저가 아니라

뱀의 메신저

악마의 메신저가 될 수도 있음은

얼마나 섬찍한 이야기인가?

 

그러나

하느님의 메신저가 되고

악마의 메신저가 됨은

종이 한장 차이이다.

나는 어떤 메신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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