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으뜸에 대한 존경을...(2/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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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오상선 | 작성일2001-02-22 | 조회수2,137 | 추천수15 | 반대(0) 신고 |
오늘은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이다. 베드로 사도의 신앙고백을 주추삼아 세워진 교회가 오늘날에도 그러한 신앙의 삶을 살아가도록 기도하는 날이다. 오늘 우리 수도회 세계총장님이 한국을 방문하셔서 함께 미사를 봉헌하는 기쁨을 누렸다. 베드로 사도가 교회의 으뜸 사도이고 그 후계자가 교황님이듯이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가 우리의 영적인 아버지이시고 총장님은 그 후계자이시다. 교황님의 우리 가운데서의 현존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듯이 총장님의 우리 가운데서의 현존은 우리 프란치스칸들에게 있어 그 옛날 사부 성 프란치스코를 뵈옵는 듯한 기쁨이 아닐 수 없다.
이 기쁜 날 권위와 으뜸에 대한 존경에 대해 묵상해 본다. 오늘날의 교회와 사회는 점점더 권위에 대한 존경심이 약화되어가는 현상을 빚고 있는 듯하다. 베드로좌의 후계자이신 교황님에 대해서도 한편으론 존경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비판을 서슴치 않고... 성 프란치스코의 후계자인 총봉사자에 대해서도 존경하면서도 인간적인 약점이나 정책에 대해 서슴치 않고 비판하고... 한 나라의 대통령에 대해서도 존경하면서도 엄청 비판을 하게 되고... 본당 신부님에 대해서도 한편으론 존경하면서도 다른 편으로는 욕하고... 선생님과 부모님을 한편으론 존경하면서도 다른 편으로는 그 권위를 존중하지 않고...
우리의 권위에 대한 태도에 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교황님을 가까이서 알현하고, 총장님을 가까이서 모시고, 추기경님, 대주교님을 가까이서 모시고, 대통령을 가까이서 만나뵙고, 본당 신부님의 소위 측근이 되면 우리는 엄청난 존경심을 실제로 느끼고 드러내는데 인색하지 않은데 나와 유리된 상황이 닥치면 언제든지 권위를 무시하고 내 식대로 판단하고 때론 욕하고 비판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오늘 베드로 사도좌 축일을 맞이하면서 멀리 로마에 계시지만 그 언젠가 한국방문 때 우리와 함께 하셨을 때 우리가 느낀 그러한 감회와 존경심으로 교황님을 위해 기도하면 어떨까? 오늘 성 프란치스코의 후계자인 총봉사자를 우리 가운데 모시면서 느끼는 감회와 존경심으로 멀리 떨어져 계시더라도 늘 사랑과 존경을 표하리라 다짐해 본다. 그리고 가까이 계시는 교회 장상들, 나의 신앙의 선배들 모두를 새로운 존경심으로 우러러보고 존경하리라 결심한다. 비록 때때로 인간적으로 그들이 약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정책이나 사고에 있어 나와는 다른, 아니 내 맘에 들지 않은 듯이 보이더라도...
주님은 어떻게 보면 어리숙하게 보이는 베드로 사도를 으뜸 사도로 택하지 않으셨는가! 세속적으로 유능하고 똑똑하고 마음에 쏙드는 인물을 교회의 주추로 삼은 것이 아니라, 신앙의 사람, 사랑의 사람을 으뜸으로 택하셨다. 나의 장상들, 나의 부모들, 나의 형제님들, 모두가 그러한 점에서 교회의 주추요, 수도회의 주추요, 한 공동체의 주추요, 본당공동체의 주추요, 가정 공동체의 주추로 주님께서 세워주신 분들이 아니겠는가!
이러한 분들을 주추로 삼아주신 주님께 감사드리고 그들의 신앙과 사랑을 본받아 보자. 주님께서 이들을 주추삼아 우리를 당신께로 이끄시려고 하심을 잊지 말아야겠다.
주님, 교황성하를 돌보아주소서. 주님, 우리 총봉사자 쟈꼬모 비니를 돌보아주소서. 주님, 우리 교구장님을 돌보아주소서. 주님, 우리 관구장님을 돌보아주소서, 주님, 우리 본당신부님을 돌보아주소서, 주님, 우리 원장님을 돌보아주소서, 주님, 우리 부모님을 돌보아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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