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고참, 그녀석 귀엽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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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정소연 | 작성일2001-02-24 | 조회수1,601 | 추천수7 | 반대(0) 신고 |
이즈음처럼 생활의 불편을 많이 겪으면서는 눈이 참으로 지긋지긋해집니다만
저는 눈보다는 내내 비를 좋아했습니다. 시원스레 내리는 비는 온갖 더러움을 씻어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가 확실치는 않아도 나이 마흔을 좀 넘어서면서 부터는 눈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눈은 모든 더러운 것을 있는 그대로 그냥 그냥 덮어만 주는 것이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비의 깨끗이 쓸어버리는 강렬함보다는 눈의 온유한 포용성을 제 스스로 갈망하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예전 삼십대의 나이를 넘어가고 사십줄의, 이젠 코 앞의 오십을 바라보는 오늘에사 눈은 눈대로, 비는 비대로 좋지만 아무래도 눈이 더 좋습니다. 이 시간 달리 느껴짐이 있다면
그냥 그냥 덮어주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그냥 그냥 받아들이는 것"과 통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벌써 은퇴하신 어느 노신부님의 약 20년전 미사 강론으로 기억됩니다만, 지금까지도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떤 어린 아이가 있어 매일 학교 갔다오면 성당문을 열고 머리만 들이민 채
" 예수님, 저 학교 다녀왔어요." 이 한마디만 하고는 집으로 달아나곤 했답니다.
"주님, 저도 그 녀석처럼 되게 해주세요."-------맺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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