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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입생들에게...
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1-03-02 조회수1,655 추천수21 반대(0) 신고

바야흐로 입학시즌이다.

우리 수도원에서도 오늘 수도자 신학원 입학식이 있다.

각급 학교마다 새로운 학생들을 맞이한다.

입학은 축하할 일이다.

왜냐하면 새로운 시작은 늘 아름다운 것이기 때문이리라.

 

오늘 주님께서는

단식을 위한 단식,

흉내만 내는 단식은 집어치워라고 말씀하신다.

그 따위 단식은 아무 짝에도 쓸모 없다고...

 

나는 오늘 신입생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공부를 위한 공부,

흉내만 내는 공부,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부는 집어치워라.

그 따위 공부는 아무 짝에도 쓸모 없다...

 

우리나라의 교육실태는 참으로 암담하다고 모두들 이야기한다.

아마도 그 이유가

공부를 하는 이유가

인생을 보다 올바로 살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나중에 잘먹고 잘살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는데 있지 않을까?

서울대학만 가면 축하할 일이고

무슨 박사학위만 따면 장땡이고

의사, 판검사가 되면 좋고

좋은 기업체에 들어가서

시집, 장가 잘 가고...

도데체 공부의 목적이 이런 것이란 말인가!!!

 

제발 이런 공부는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

고등학교만 나오면 어떻고

전문대학을 나오면 어떤가?

자신이 앞으로 사회와 교회를 위해,

그리고 참으로 이웃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자질을 획득하면

그것이 참 공부가 아니겠는가?

 

나는 수련소에서

수련자들을 가르칠 때

항상 이렇게 이야기하곤 하였다.

어떤 공부를 하더라도

항상 예수와 프란치스코를 기억하라고...

신학교에서의 공부라고 다 재미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예수와 프란치스코를 더 잘알고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어떤 공부라도 해나간다면 참으로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으리라.

 

나는 신학교 다닐 때

공부를 잘해 장학금(?)을 타곤 했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하면 나는 신학공부를 제대로 못하였다고 고백한다.

이제 다시 신학교에서 공부하라면 제대로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왜 공부해야 하는지를 모르고 시험보기 위한 공부,

사제가 되기 위해서는 하지 않으면 안될 공부를 했을 뿐이기에

제대로 공부한 것이 아니었단 말이다.

 

신학기를 시작하는 모든 학생들에게 선배로서 권고한다.

공부를 위한 공부는 절대로 하지 마십시오.

그 따위 공부는 집어치우시오.

주님께서 바라시는 참 공부는

주님을 보다 잘 알고

이웃을 보다 잘 봉사하기 위해

준비하는 것일 뿐이라오.

 

나는 수많은 석,박사들이 기본적인 인간 성숙이 안되어 있는 것을

많이 보아왔다.

자격증 석,박사가 아니라

내 이웃들이 참으로 인정하는

그런 석,박사가 되어야 하리라.

 

입학을 축하드립니다.

싱그러운 새출발로

인생공부를 시작하시기를 축원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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