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주님, 애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 죽겠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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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유영진 신부 | 작성일2001-03-13 | 조회수2,998 | 추천수26 | 반대(0) 신고 |
신자들과 면담을 하다보면 자녀들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분이 많다. 나는 부모의 마음을 상하게하는 그들을 한번도 본 적이 없었으면서도 ’괘심한 녀석들’’못된 놈들’하면서 그들을 마음속으로 나무라거나 어떤 때는 분노를 터뜨리기도 하였던 적이 많았다. 사실, 자식에 대한 부모들의 마음과 정성은 부모 당사자가 아니면 아무도 모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부모의 마음을 자식들이 알아주고 헤아려 준다면 부모의 마음이 얼마나 기쁘고 행복할까? 그런데 자식들은 그 마음을 알아주지 않고 제 멋대로 사는 듯하다. 세상의 자식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부모에게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자기 자식의 능력이나 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그저 최고를 지향하고 최고를 바라고만 있으니 자식에 대해 만족스러울리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 사실, 자식은 자기 소유물이 아니라 하느님의 것이고 그분이 부모에게 선물로 주신 것이다. 자식을 키우고 가르치는 분은 하느님이시지 부모 자신이 아님을 깨달았으면 한다. 부모는 아버지 하느님을 도와주는 조력자임을 기억하자. 부모가 자식을 닥달하든 무관심한 듯 내버려 두든 아이들은 자라고 나름대로의 세계로 걸어가는 것임을 잊지말자. 오늘 복음 말씀처럼 무거운 짐을 꾸려 자식들의 어깨에 지워주고 자신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자식을 키우거나 기대를 거는 부모가(그런 부모는 없겠지만) 되지 않도록 노력하면서 살아야 할 것이다.
문: 그런데 말이에요.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좋은 것임을 알면서도 저는 왜 안되는 것일까요? 답: 안되는 것이 정답입니다.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면서 기도하는 삶이 신앙이지요. 문: 어떻게 기도하면 될까요? 답: 이렇게 기도해 보세요.
자녀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주님, 제가 낳은 아이들이 도무지 맘에 들지 않습니다. 그들이 제 마음을 채워주기를 얼마나 기도했는지 모릅니다. 그들이 저의 밝은 등대이기를, 저의 끝없는 노래이기를, 저의 크나 큰 삶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음에도 그들은 저를 채워주지 않습니다.
주님, 이제는 그들이 아닌 제가 변할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하게 하소서. 제 욕심의 빛깔대로 그들을 마구 덧칠하려는 짓을 그만두게 하시고, 그들에게는 그들대로의 그윽한 빛깔, 산뜻한 숨결이 숨어 있음을 알아보게 하소서.
주님, 제가 어린 싹을 보고 꽃을 피우지 않는다며, 또는 새가 아님을 알면서도 날지 못한다며 슬퍼하는 일이 없게 하소서. 아이들이 아직은 꽃피지 않아도 머지않아 나름의 향기를 드러낼 것이고, 아직은 날지 못해도 언젠가는 나름의 하늘에 밝게 닿을 것임을 믿고 기다리게 하소서. 서로가 감당하지 못할 기대로써 함께 참담히 무너지는 일이 없게 하시고, 하느님께서 고유하게 마련하신 그들의 빛깔대로 평화로이 바라보는 기쁨을 저로 하여금 누리게 하여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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