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제2의 모세가 필요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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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오상선 | 작성일2001-03-29 | 조회수2,195 | 추천수18 | 반대(0) 신고 |
때로 <인간이란 참으로 어쩔 수 없는 동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예수님께서 인류구원을 위해 이 세상에 오신지가 2000년이나 되었는데도 아직도 비구원의 상태에서 찌지고 볶으며 아웅다웅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온갖 들려오는 소식이라곤 서로 싸우고 나쁜 짓하고 등쳐 먹는 불쌍한 중생들에 대한 이야기들 뿐이니... 그렇다고 한 사람, 한 사람 만나보면 그리 나쁜 인간들도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이스라엘 백성이 그런 점에서 우리의 모델인 것 같다. 에집트에서 그 고생하던 사람들을 애써 끌어내어 주었더니만 한다는 소리가 그 때가 좋았다나, 배고파 못살겠다나... 모세가 하느님의 명을 받으러 잠간 자리를 비운 사이에 우상을 만들어 섬기질 않나... 쯧쯧...
인간이란 늘 그런가 보다. 어려운 위기를 벗어나서 상태가 좀 좋아지면 까마득히 옛일을 잊어버리고 흥청망청 제 멋대로이니...
2000년이 지나도 그 구원은, 그 총체적 구원은 아직도 요원하게만 느껴진다. 이러한 비인간적인 짓들을 바라보노라면 하느님께서 정말 이 세상을 싹쓸이하셔야만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가 하느님이라도 그럴 것 같다. 하지만 하느님께서 그 진노를 거두시는 이유가 있다.
바로 모세같은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변호하며 대신 용서를 청하는 그 모세의 말을 들으시고 주님께서는 당신의 백성에게 내리겠다 하시던 재앙을 거두신다.
우리나라의 총체적 난국 상태, 우리 교회의 총체적 영적 빈곤의 상태, 서로 사랑하기보다는 헐뜯고 자신만의 배를 불리려는 이기심 때문에 병들어 가는 이 사회를 그냥 망하게 내버려 둘 수는 없다.
어떻게 해야 할까? 아마도 하느님께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와 사회, 교회가 올바로 제 길을 찾으려면 모세와 같은 인물들이 필요할 것 같다. 그 정도의 능력을 갖추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백성의 잘못을 대신 빌어주고 용서를 청하는 능력을 지닌 제2의 모세, 제3의 모세가 필요하다.
특히 오늘날의 우리 교회의 지도자들,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지도자들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바로 이것인 것 같다. 큰 능력이 필요하지 않고 큰 재정이 필요하지 않고 오직 큰 사랑이 필요할 뿐이다. 그저 아낌 없이 충직하게 백성을 위해 봉사하고 백성을 위해 기도하고 백성의 잘못을 대신 빌어주는 그런 아름다운 인간이 필요한 시기이다.
이것이 백성을 위해 대신 기도하고 제물을 바치는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하는 길이다. 여기에 동참하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 교회와 사회는 희망이 있다. 그렇지 않다면 서로에 대한 불신의 길은 높아만 갈 것이고 새로운 우상들이 활개를 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오늘도 주님은 다시 우리에게 제2의 모세, 제2의 요한이 되길 촉구하신다. 거창한 모세, 거창한 요한이 아니라 아주 소박하면서도 진리를 위해 자신을 아낌없이 내어놓는 그런 영혼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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