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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분노(17)
작성자김건중 쪽지 캡슐 작성일2001-04-23 조회수1,983 추천수8 반대(0) 신고

 

17. 분노

 

영성생활에서 주된 장애물 중 하나는 바로 분노이다.

에바그리우스는

’기도하는 사람의 상태는 흔들리지 않는 평정이 습관화된 상태로 묘사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곳에서 날이 갈 수록

나는 내 안에 분노의 가름대 같은 것이 있어서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가고 있다.

 

수도원에서 살다보면 수도원의 삶은

정말이지 분노가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바로 나의 것이었다는

사실을 가르쳐 준다.

수도원이 아닌 다른 곳에서는

누가 예의가 없었다든지,

이기적이었거나 거칠게 굴었다든지 하는 등,

그래서 내가 화를 내고 적개심을 품게 되었다는 식으로

내 분노의 근거와 이유를 얼마든지 쉽게 찾아 낼 수 있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사람들이 모두 상냥하고 친절하고 사려깊게 처신한다.

정말 모두가 예의도 바르고 착하게만 느껴진다.

도대체 내가 화를 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뒤집어 씌울 대상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하다보면 아마 분노의 원인은 이 사람 저 사람이 아니고

바로 내 자신임이 분명한 것 같다.

그 누구도 아닌 내 자신이 바로 내 분노의 원천인 것이다.

나는 내가 스스로 원해서 이 곳에 왔고,

아무도 이 곳에서는 내가 하기 싫은 일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내가 화가나고 기분이 언짢게 된다면, 이는

그 분노의 깊은 뿌리와 원천을 발견 해 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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