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베드로와 요한
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1-04-26 조회수1,869 추천수12 반대(0) 신고

남자수도회 장상협의회 총회가

우이동 명상의 집에서 1박2일간 있었다.

파견미사에 교황대사님께서 오셔서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오늘은 그 내용을 잠시 나누고 싶다.

 

부활시기에

우리는 베드로와 요한이 자주 함께 등장하고 있음을 본다.

예수부활 사건의 목격에서부터 치유와 설교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함께 등장한다.

베드로는 배신자였지만 주님께서 으뜸사도로 세워주신 이요.

요한은 예수의 사랑을 받던 신비가였다.

 

베드로와 요한은

교회의 상징이다.

교회는 베드로만 가지고도 안되고

요한만 가지고도 안된다.

베드로가 교황, 주교, 사제들로 이어지는 교구체제라면

요한은 바로 봉헌생활을 하는 수도자의 표상이다.

 

이번 한국주교단의 교황님 정기방문시에

교황님께서는 이례적으로 한국 주교들에게

봉헌생활을 하는 수도자들이 교회의 특별한 선물이기에

잘 지원해주고 도와주라고 하셨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들은 남녀 봉헌생활자들의 증거와  사도직이

보편 교회와 각 개별 교회에 지니는 중요성을 수없이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다양하고 고귀한 봉사 형태들과는 별개로,

그들의 특별한 카리스마는 참다운 영성에 대한 오늘날의 요구에 대한

반응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주로 기도와 영적 지도를 찾는 데서 드러납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봉헌생활이 여러분의 지역 공동체들에 대한

하느님의 특별한 선물로 소중히 여기고 남녀 봉헌생활자들에게

여러분의 직무와 우정을 지원할 것을 권고합니다."

 

이 말씀은

교회가 교구로만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지적하고

수도회의 발전이 있어야만 참으로 건장한 교회가 됨을 지적해 주신 것이다.

요한 없이 베드로만 있는 교회는 늘 배신의 소지를 안고 있다.

요한이 늘상 베드로 옆에 있어줌으로 해서

베드로는 배신자였지만 으뜸 사도가 될 수 있었고

요한의 겸손 때문에 부활의 첫 목격자가 될 수 있었고

요한의 기도와 동반 때문에

베드로는 말씀을 선포하고 기적을 일으킬 수가 있었다.

 

주교와 교구사제들은

요한의 동반 없이는 그들의 수고가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함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훌륭한 결실 뒤에는 수도자들의 겸손과 기도와 동반이 있었음을

늘 인식하고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한편 수도자들은

주교와 교구사제들과 경쟁적 입장에 서려는 생각보다

요한처럼

그들의 겸손과 동반의 자세로

그들의 후원자가 되어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원래의 카리스마와 관상적 차원에로의 복귀가 필수적이다.

요한이 겸손한 관상가요 사랑의 신비가였듯이

수도자들도 그러한 방향으로 제3천년기 교회의 생명과 활력이 되어 주어야 한다.

 

남자장상협의회 사무국장으로서의 일을 수행하면서

한국교회의 비정상적인 불균형이 절대로 교회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음을

뼈져리게 체험하고 있다.

그래서 어떻하면 주교회의와의 협력가운데서 남녀수도자들이 함께 한국 교회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을까 정말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이러한 때

교황대사님의 말씀은 정말 올바른 지표가 되리라 생각된다.

 

주교님들과 교구신부님들도 수도자들의 도움와 동반 없이는

눈에 보이는 결실들이 아무것도 아님을 깊이 인식하고 자각해야 하며

수도자들 또한 정말 겸손한 자세로 주교님들과 교구사제들을 뒷바라지하고

사랑으로 서로의 부족함을 끌어안아 주는 사랑이 필요하다.

원래의 카리스마와 영적인 봉사에 더욱더 충실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나가야 한다.

 

이렇게 될 때

평신도들은 교구 사제들과 수도자들 양편에서의 조화로운 양식을 통해

건강하게 영적생활을 영위해 나갈 수 있게 된다.

제3천년기 한국교회 아직 희망이 있다.

주교님들과 교구사제들이 이런 방향으로 선회한다면...

그리고 수도자들이 진정으로 겸손과 사랑의 사도가 되려고만 한다면...

정말 이렇게 되도록

함께 기도하자.

한국 가톨릭 교회의 새로운 영적인 중흥을 위해서...

한국 가톨릭 교회의 진정한 부활을 위해서...

부활은 이렇게 우리에게 또다시 겸손과 사랑을 가르친다.

 

아멘. 알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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