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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외로움이 아닌 고독(26)
작성자김건중 쪽지 캡슐 작성일2001-05-02 조회수2,741 추천수11 반대(0) 신고

 

26. 외로움이 아닌 고독

 

어떤 이들에게는 별로 반갑지 않을 소리 이지만

나는 분명하게 큰 소리로 말하고 싶다.

그리스도교 신앙이 우리의 외로움을 몰아내 주지는 못한다.

그 소리는 틀린 소리다.

오히려 그리스도교 신앙은 우리의 외로움을 보존하고 보호한다고,

그래서 마침 내 그 외로움을 은혜로운 선물이 되게 한다고 말해야 한다.

외로움은 인간적인 쓸쓸함(loneliness)과는 뭔가 다른

그 어떤 것, -  나는 그것을 고독(solitude)이라 부른다 - 저 너머의

고독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사이비 신앙이 우리에게 주는 눈 앞의 거짓 약속,

손 쉽게 얻을 수 있는 위안,

그리고 순간적인 만족과 쾌락에 우리 자신을 내 맡길 때를 보면

우리는 때로 우리 인생의 근원적인 외로움을 피해보자고

벼라별 술수를 다 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고통스럽더라도 정직하게 우리의 외로움을 직면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의 한계를 뛰어넘고,

우리 존재의 경계를 초월하여

저 너머에 있는 그 무엇을 바라보아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받은 초대이다.

그것이 바로 그리스도교의 신앙이다.

외로움에 대한 진솔한 자각과 대면으로

우리는 내적 공허와 허무를 만난다.

자칫하면 파멸의 결과를 초래 할 수도 있는,

그런 고통과 공허의 자리이지만

그리스도교 신앙은 그 자리를 감미로운 약속으로 채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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