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슬픈 일-문제도 아닌 문제(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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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건중 | 작성일2001-05-03 | 조회수1,830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27. 슬픈 일-문제도 아닌 문제
더 이상은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외로움, 불안, 분리감, 미완성, 이런 느낌들이 엄습해 올 때 별도움이 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빤히 알면서도 우리는 세속적인 여러 상황이나 수단들에 기대어 보기 일쑤이다. 인간적이고 세속적인 사랑과 우정, 친밀한 포옹,부드러운 입맞춤,모임,공동체, 어떤 집단,어떤 남자 아니면 어떤 여자, 사실 우리는 직관적으로 이런 저런 여러가지 것들이 우리의 외로움을 해소해 주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안다.
많은 결혼이 파탄지경에 이르고 마는 까닭은 서로 상대편이 나의 외로움을 메꾸어 줄 것이라는 숨은 기대의 충족에 실패하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독신자들이 ’나도 결혼 했더라면 나의 이런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순진한 환상 속에 살아간다.
만약에 어떤 사목자가 이런 그릇된 환상과 기대 속에 살고 있다면 이건 슬픈 일이다. 뿐만아니라 그 사목자는 자신의 외로움이 인간이해의 중요한 원천일 수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결국은 외로움이라는 고통을 겪고 있는 수 많은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없게 된다.
오늘 아침 죤 신부가 킬디어라는 새에 관해 이야기 해 주었다. 그 새는 모래가 많은 곳에 알을 낳는 데 누가 다가오거나 하는 어떤 상황이 닥쳐오면 자기 알을 보호하기 위해 자기가 상처를 입은 것처럼 거짓시늉을 하면서 상대방의 주의를 알이 아닌 자기 쪽으로 끌려고 한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눈물이 무기라는 것처럼 사실 나 역시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들로부터 사람들의 주의를 돌려보려고 문제도 아닌 문제를 만들어 동정심을 유발하려고 얼마나 애썼던가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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