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상처입은 치유자(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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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건중 | 작성일2001-05-05 | 조회수1,513 | 추천수7 | 반대(0) 신고 |
29. 상처 입은 치유자
우리 자신이 상처가 많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치유자로서 이 세상을 살아야 한다. 어떻게 그렇게 살아갈 수 있을까? 과연 내 상처가 다른 이를 위한 치유의 원천이 될 수는 있는 것인가?
어떤 사목자도 자기가 도와주려는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개인적인 체험들을 감출 수는 없다. 그래서 상처 입은 치유자라는 개념은 영적인 자기 고백이나 자기 나열이 되어버릴 공산이 크다. 또 그렇게 오해될 소지가 있다. 강론대 위에서 자신의 개인적인 문제를 설교하는 것은 사실 신자들에게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왜냐하면 누군가가 나와 동일한 문제로 고민하고 고통을 겪고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는 내 문제해결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도 당신과 같은 우울증이나 혼란, 그리고 걱정거리에 시달리고 있답니다’하는 식은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말이다. 이런 영적인 자기 고백이나 자기 나열이란, 작은 믿음에 또 작은 믿음을 더하는 것으로 옹색한 마음을 만들어 버리고, 결국 삶의 새로운 차원을 열어 보일 수 없게 된다. 상처를 헤집어 놓는 것만으로는 상처를 덧나게 할 뿐 낫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자신의 상처를 치유의 원천으로 삼는다는 것은 개인적인 고통을 피상적으로 서로 나눈다는 뜻이 아니다. 나 개인의 아픔과 고통이 나 만의 것이 아니고 인간 존재 본연의 밑바닥에서 야기된 인간의 아픔과 고통이라는 사실을 깨우쳐가려는 끊임없는 과정이요, 노력이라는 의미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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