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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당신을 떠나보내며...(부활6주 목)
작성자상지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1-05-24 조회수2,077 추천수14 반대(0) 신고

 

 

2001, 5, 24  부활 제6주간 목요일 복음 묵상

 

 

요한 16,16-20 (이별의 슬픔과 재회의 기쁨)

 

"조금 있으면 여러분이 나를 더 이상 보지 못합니다. 그러나 다시 조금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입니다." 그러자 그분의 제자들 가운데 (몇몇이) 서로 말하였다. "우리에게 말씀하신 것이 무슨 뜻일까? '조금 있으면 여러분이 나를 보지 못합니다. 그러나 다시 조금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아버지께로 갑니다'고 하시니 말이오." 그러고서 그들은 말하였다. "'조금 있으면' 이라고 (말씀하신) 것이 무슨 뜻일까? 무엇을 두고 말씀하시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예수께서는 그들이 당신께 묻고 싶어하는 것을 아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조금 있으면 여러분이 나를 보지 못합니다. 그러나 다시 조금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입니다' 하고 내가 말한 그것에 관해서 여러분은 서로 논의하고 있습니까? 진실히 진실히 여러분에게 말합니다. 여러분은 울며 통곡하겠지만 세상은 기뻐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슬퍼하겠지만 여러분의 슬픔은 기쁨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묵상>

 

떠나시는 당신의 뒷모습을 차마 볼 수 없는 까닭은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한없는 눈물 때문이 아닙니다

다시는 못 만날까 하는 마음 조림 때문도 아닙니다

 

떠나시는 당신의 뒷모습에 아른거리는

당신의 가야 할 십자가 고난의 길을

당신의 머물러야 할 고통 가득한 죽음의 시간을

차마 내 마음에 담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떠날 수밖에 없는 당신 고난의 십자가 길이기에

나를 살리기 위해

머물 수밖에 없는 당신 죽음의 시간이기에

떠나시는 당신의 뒷모습을 서럽게 바라봅니다

 

차라리 나를 사랑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왜 나 때문에 그토록 힘겨운 길을 걸어가시느냐고 따지고 싶습니다

왜 나를 살리기 위해서 당신이 죽어야 하느냐고 당신 발에 매달리고 싶습니다

이것이 당신께 대한 나의 사랑이라는 것을 아실 겁니다

 

그러나

당신의 사랑을 막을 수 없기에

당신의 사랑을 받아 안지 않으면

당신과 나 아무 상관이 없어지기에

슬픔 접고 당신을 보내드리려합니다

 

떠나시는 당신께 슬픈 눈물 보이고 싶지 않지만

슬픈 눈물 흘리는 내 사랑 감출 수 없기에

떠나시는 당신께 마지막으로 내 사랑 드립니다

 

이 눈물이

이 슬픔이

이 사랑이

고난의 길을 떠나시는 당신께 작은 힘이 될 수 있기를

당신이 짊어지실 십자가를 조금이라도 가볍게 하기를

소박한 마음으로 빌어봅니다

 

당신의 사랑을 드러내는 지금의 헤어짐은

내일의 영원한 만남으로 이어지기에

십자가 죽음의 길로 떠나시는 당신을 보내는 지금의 슬픔은

당신과 다시 만나 영원히 함께 할 기쁨으로 이어지기에

흔들리는 마음 모질게 다지고 당신을 떠나보냅니다

 

떠나시는 당신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언젠가 나 역시 또 하나의 당신의 되어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는 날을 생각합니다

그 날은 그 어느 순간보다도 당신의 사랑을 느낄 겁니다

나에 대한 당신의 사랑이 다른 이에 대한 나의 사랑과 온전히 하나 될테니까요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 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가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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