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하느님의 길(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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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건중 | 작성일2001-06-02 | 조회수2,250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57. 하느님의 길
하느님의 길은 연약함의 길이요 미약함의 길이다. 복음서가 전하는 위대한 소식은 바로 하느님께서 아주아주 작고 미약한 자 되시어 우리 가운데 열매를 맺으셨다는 사실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충만한 열매를 맺으신 분의 삶이 예수님의 삶이었다. 그 분은 하느님의 힘을 벗어버리고 우리와 똑같이 되신 분이셨다(참조, 필립 2, 6-7). 예수님께서는 가장 작은 미약함으로 우리에게 새 생명을 주셨다. 극도의 미약함으로 우리의 구원을 얻어내신 것이다. 지극한 가난의 열매, 비움의 극치, 그리고 어찌보면 실패한 존재가 그를 믿는 모든 이에게는 영원한 생명이 되었던 것이다.
우리에게는 하느님의 미약함에 관한 신비를 조금이라도 깨닫는 것이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볼 눈이 있고 들을 귀가 있으면 여러 곳에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런 신비를 발견할 수도 있다. 사랑하는 두 사람이 벌거벗은 채로 아무런 보호막도 없이 약한 채로 서로 부둥켜안고 하나가 되었을 때, 그래서 그 열매로 한 생명이 태어날 때, 가난한 사람들의 은혜로운 미소와 장애인들의 다정한 애정 안에서,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서로 용서를 청하고 화해할 때마다 우리는 하느님의 미약함에 관한 신비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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