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주인과 소작인
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1-06-04 조회수2,039 추천수12 반대(0) 신고

우리는 주님 포도밭의 일꾼들이다.

우리가 포도원의 주인이 아니라

하느님이 주인이시고

우리는 그분의 소작인이다.

우리는 때가 되면 그 소출을 거두고

그 도조를 주인이신 하느님께 되돌려 드려야 한다.

 

어떤 사람은

더 큰 땅의 포도밭을 도지로 받아 경작하고 있고

어떤 사람은

좀 더 작은 땅의 포도밭을 도지로 받아 경작하고 있다.

 

큰 땅을 경작하는 소작인은 더 많은 양의 도지를

주인에게 바쳐야 하고

작은 땅의 소작인은 그에  상응하는 만큼의 도지를

주인에게 바쳐야 한다.

이는 처음부터 그렇게 계약이 되어 있는 것이기에

그 계약에 충실치 않으면 파기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더 많은 달란트를 받은 사람들

더 큰 직분을 맡은 사람들은

그러기에

더 많은 도지를 주님께 돌려 드려야 한다.

큰 땅만 밑고 흥청망청 먹고 놀다가

게으르게 일은 하지 않고

거름도 많이 주지 않아서

소출이 적게 나오게 되면

거둔 것 전부를 그분께 되돌려 드려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중에 몇 %만 돌려드리면서

농사가 안되어서 그러니 이것만 받으시오라고

주장할 수가 없는 것이다.

소출의 몇 %를 바치라는 도지 계약이 아니라

무조건 포도 100상자를 바치라는 식의 계약이

주님과 우리 사이의 계약방식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작은 땅을 도지로 경작하는 사람은

땅이 작다고 불평할 것은 없다.

왜냐하면 공정하게 먹고 살 수 있도록 계약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비례적으로 50상자, 30상자만 바쳐도 된다는 것이고

땅이 작은 관계로 최저 생계비가 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성실히 일하기만 하면

기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한편

척박한 땅을 도지로 받은 사람은

도지로 내어야 할 것은 거의 없고

오히려 주인이 격려금을 지급하도록 계약되어 있다.

그래서

<집 짓는 사람들이 버린돌이 머릿돌이 되었다> 하듯이

아무도 짓지 않으려는 그런 척박한 땅을 도지로 받은

사람이 실제로는 가장 짭잘한 소득을 얻어 누리며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아,

이렇게 우리의 주인님은 공평하시고 자비로우신 분이시다.

우리가 받은 달란트대로

성실히 일하기만 하면

하늘나라라는 특별한 선물을 거저 주시기까지 하신다.

 

그러나 욕심은 금물이다.

그저 능력도 열심도 없이 큰 땅만 차지했다가

도지를 제대로 못바치게 되자

그 주인을 능멸하려는 어리석음과 죄악을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발 그런 위인은 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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