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나의 칼과 몽둥이(6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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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건중 | 작성일2001-06-14 | 조회수1,916 | 추천수7 | 반대(0) 신고 |
69. 나의 칼과 몽둥이
우리들의 마음을 한 번 들여다보자. 어떤 무엇에 대하여 아는 척을 해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감사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보상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이렇게 할 것인가 저렇게 할 것인가로 우리가 얼마나 갈등하고 있는가 말이다. 내 옆에 있는 그이 혹은 그녀보다 내가 더 나은가 그렇지 못한가, 더 강한가 더 약한가, 뭔가가 빠른가 뒤쳐져 있는가를 끊임없이 가늠하고 있는 내 자신, 초등학교 시절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내 옆에 앉아 있던 바로 그 친구, 인류의 하나로서, 인생을 함께 살아야 할, 이 지구라는 별의 뜨락을 함께 걸어야 하는 바로 그 친구가 경쟁자가 되고 라이벌이 되어 성공과 인기와 영향력에 있어 내가 좀 더 우위를 차지해 보고자 얼마나 마음조리며 살아왔던가? 정말이지 우리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지, 어디로 가는지를 놓고 쉴새없이 바로 옆 친구의 눈치를 보면서 그 무엇이라도 좀더 유리한 꺼리가 될 무엇이 있으면 그걸 획득하기 위해 얼마나 안달이 났던가?
내가 뽑아든 칼과 몽둥이는 나보다 좀더 영향력이 있는 나의 친구일 수도 있고, 돈이나 학위, 어떤 때는 다른 이가 갖지 않은 재능, 특별한 지식, 내 기억 속에 숨겨놓고 말하지 않았던 어떤 기억일 수도 있으며, 심지어는 차갑고 매서운 눈초리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것들이 나의 칼과 몽둥이 이다. 그리고 내가 필요할 때면 주저 없이 내 옆의 누군가를 제거하기 위하여 이 모두를 사용할 채비가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내 자신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폭력이다. 원래 악마라는 말의 어원이 떼어놓고 분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음에서 알 수 있듯이, 서로 서로를 그리고 하느님과 인간을 떼어놓는(diabolic), 분리하는(divisive) 악마(devil)의 힘이 바로 폭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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