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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1-06-26 조회수1,609 추천수12 반대(0) 신고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고 주님께서는 말씀하신다.

그래, 그래야만 하늘나라에 갈 수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현실 삶은 어디 그런가?

남들이 가는 대로 나도 따라가고 싶은 걸...

그렇게 하지 않으면 손해보는 것 같구...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 같구...

등신 같다고 무시 당할 것 같구...

 

애구,

그러다 보니 점점 넓고 큰 문만 찾게 되는 우리가 아닌가 말이다...

 

주님께서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하시면서

그 예로

<남에게서 바라는 대로 해 주라>고 하신다.

사실 우리는 내가 바라는 식대로 하고 싶고

내가 바라는 것이 이루어지기를 원하고 있지 않은가?

참으로 내가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남이 바라는 대로 해 준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에 그것이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예로 적절한 듯이 보인다.

 

기도를 하면서도

우리는 내가 바라는 것이 이루어지기를 청하고,

그렇게 되면 내 기도가 이루어졌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되지 않으면 하느님께서 내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토록 가뭄이 극심할 때 비가 오지 않기를 바란 사람이 있다고 한다.

<양수기> 업자였다.

특수를 맞이하여 엄청난 물량을 주문 생산해 놓았는데

비가 와버리면 매출이 안되어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입시때가 되면 많은 엄마들이 손에 손에 묵주를 들고 아들,딸을 위해 기도하고

시험보는 학교 교문 앞에서 애간장을 태우면서 묵주를 돌린다.

<내 아들 붙게 해 주시고, 다른 집 아들 떨어지게 해 달라>는 기도가 아니겠는가?

 

이렇게 우리는 내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기를 기도한다.

우리가 해야할 기도는 그것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해야한다.

그리고 다른 이웃의 바램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해야 한다.

내가 바라는 것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는 것은 그 다음의 일이다.

이 순서를 지킬 줄 아는 것이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길이 아닐까?

그 반대가 된다면 <좁은 문>을 포기하는 것이고, 많은 세속인들이 하듯이

넓고 화려한 문을 택하는 것이 되리라.

 

오늘 독서는 아브라함과 롯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아브라함은 어려운 타향살이에서 잘 적응하도록 롯과 그 식솔들까지 돌보아 주었는데

배은망덕하게도 이제 독립을 하겠단다, 그리고 내 몫을 달란다.

인간적인 생각으론 화가 치밀겠지만

아브라함은 <좁은 문>으로 들어간다.

그는 롯에게 그래 네가 먼저 좋은 땅을 차지하여라.

네가 이쪽을 택하면 내가 나머지 쪽을 택하고

네가 저쪽을 택하면 내가 그 나머지를 택하마...

좋은 것을 양보하고 롯이 바라는 대로 해준다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브라함은 그러기에 <좁은 문>으로 들어간 사람이다.

 

그렇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길은

남이 가기 싫어하는 길을 가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쫓아가는 길을 나도 시류에 휩쓸려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길,

이웃이 원하는 길을 좇아가는 길이다.

그 길은 큰 길이 아니라 작은 길이다.

그 길은 고속도로가 아니라 시골 길이다.

그 길은 화려한 길이 아니라 단순하고 소박한 길이다.

작고 단순하고 겸손한 길,

그 길이 <좁은 문>으로 가는 길이다.

 

그 소박한 아름다움을

우리는 그림을 통해서는 잘 보는데

왜 현실 안에서는 못보는 걸까?

오호통재라...

 

나는 어떤 길을 걸어가고 있고

추구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큰 길이냐, 작은 길이냐?

<넓고 큰 문>이냐 <좁은 문>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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