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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슬픔의 잔(79)
작성자김건중 쪽지 캡슐 작성일2001-06-28 조회수2,469 추천수14 반대(0) 신고

79. 슬픔의 잔

 

가정파탄,

성적(性的)인 불만감, 영적인 소외, 직업에 대한 회의,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간관계에 대한 혼란,

우리는 매일매일 자신의 상처난 과거를 자주 되돌아보면서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를 맞딱뜨리면서

이런 슬픔 속에서 산다.

슬픔은 계속되고 이생을 사는 한

어쩌면 끝내 슬픔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는 지도 모른다.

슬픈 도시요, 슬픈 나라이며 슬픈 세상이다.

바로 그 슬픔 속에

인간존재의 고통이라는 슬픔의 잔이 있다.

 

이런 세상에 슬픔의 사람이 있었다.

십자가 위에서 자신의 팔을 늘어뜨리셨던 분,

지상에서 높이 들리게 될 때에야

모든 이를 당신께로 인도 하시겠다던 분(요한 12, 32),

"하느님, 내 하느님, 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하며

울부짖으셨던 분,

바로 우리 예수님께서 그 슬픔의 사람이셨다.

 

그 분의 슬픔은 그 분만의 것이 아니고 온 인류의 슬픔이었다.

예수님께선 자신의 슬픔이라는

그 쓰디쓴 잔을 내팽개치시지 않고

당신 손에 드셨었다.

 

슬픔 한 가운데에 위안이 있고,

어둠 한 가운데에 빛이 있으며,

실망 중에 희망이 있고,

바빌론 한 가운데에 언뜻 비치는 예루살렘이 있고,

악마의 군대 중에 천사의 위로가 있으며,

슬픔의 잔 속에 상상할 수도 없는 기쁨의 잔이 있다.

우리가 우리의 삶 안에서 이를 발견할 수 있을 때에만

우리는 이 잔을 마실 수 있다.

(www.benjik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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