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나를 받아주소서! (연중13주 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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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상지종 | 작성일2001-07-02 | 조회수2,039 | 추천수13 | 반대(0) 신고 |
2001, 7, 2 연중 제13주간 월요일 복음 묵상
마태오 8,18-22 (추종의 자세)
예수께서는 당신 주위의 군중을 보시고 (호수) 저편으로 떠나가라고 명령하셨다. 그런데 율사 하나가 다가와서 그분에게 "선생님, 당신이 가시는 곳이면 어디든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하였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그에게 말씀하셨다.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인자는 머리 둘 곳조차 없습니다." 제자들 가운데 다른 사람이 그분께 "주님, 먼저 제가 물러가서 제 아버지 장례를 치르게 해 주십시오" 하였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그에게 말씀하셨다. "당신은 나를 따르시오. 죽은 자들이 자기네 죽은 자들을 장사지내게 내버려 두시오."
<묵상>
"당신이 가시는 곳이면 어디든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주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아름답고 완벽한 기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오늘도 수없이 이 기도를 바치고 있을 것입니다. 이 기도를 받으시는 주님은 얼마나 든든하실까요. 행복하실까요.
그러나 오늘 이 기도의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자기 감정에 젖어 너무나도 쉽게 입 밖으로 이 기도를 흘리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인자는 머리 둘 곳조차 없습니다." 마음으로 예수님의 이어지는 말씀을 듣습니다. '사랑하는 그대여! 당신은 정녕 내가 가는 곳으로 가고자 하십니까? 당신은 정녕 내가 가는 곳을 갈 수 있습니까? 내가 가는 그 곳을 알고 난 연후에도 말입니다.'
'당신이 가시는 곳이 어디인지 압니다. 그러기에 당신을 따르는 것입니다. 왜 저를 믿지 못하십니까?' 라고 당당하게 반문할 수 있는 그리스도인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주님의 말씀에 마음을 움추르며 '내가 괜한 기도를 드렸구나!'라며 후회하지 않을 그리스도인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예수님을 알아갈수록,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그 길이 점점 명확해질수록, 예수님을 따르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낍니다. '당신이 가시는 곳이면 어디든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라고 기도하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옳은 길임을 알면서도 그 길로 쉽게 나서지 못하는 것이 나약한 인간의 한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머리로 생각하고 입으로 말하기까지는 쉽지만, 그것을 넘어 가슴으로 온 몸으로 따르기는 왜 이리 힘든지 안타깝습니다.
그러기에 모처럼 혼자 머무는 휴일 오후 안타까운 마음으로 주님께 겸손하게 기도합니다.
"주님, 차마 당신이 가시는 곳이면 어디든지 당신을 따르겠다고 말씀드리지는 못하겠습니다. 당신의 길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약한 제 자신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제가 흩으러질 때, 당신의 길에서 벗어나려고 할 때, 저를 포기하지 마시기를, 이제까지처럼 저를 붙잡아 주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아멘."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 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가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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