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낡은부대를 부여잡고 있는 부끄러운 나의 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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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후임 | 작성일2001-07-07 | 조회수2,149 | 추천수12 | 반대(0) 신고 |
** 음....저는 새터교회(대한예수교장로회)에서 목사로 일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묵상 글 올려도되는거지요? 조지은님의 글 보는 순간 철렁했슴다. "앗, 안되는감?"하구요...괜찮은거지요? 하나님 안에서야 나뉘어져 있겠습니까? 매일 아침말씀묵상이 좋아서요. 나누고싶고, 또 저도 나누어주신 것을 먹으니 그 맛이 새로워서요.헤헤^^ 봐주시압! ******
말씀; 창세기27,1-5.15-29 마태복음9,14-17 묵상;
에서와 야곱은 쌍동이... 전 어려서부터 왠지 야곱이 좋았슴다. 왜냐믄, 저도 쌍동이거든요. 제가 쌍동이 가운데 동생이다보니, 마치 야곱이 저인줄로 착각하면서 행복해했지요. 그래서, 이전엔 이 본문을 보면, 아주 통쾌하고, 마음이 놓였었는데,... 오늘 아침은 왠지 마음 무겁게 다가오네요.
축복을 차지하겠다는 그 행위가, 결국 형과 동생을 분리시키고 오랜동안을 원수처럼 지내고 광야에서 떠돌며, 지내야 하는 신세가 되었으니까요.
축복이라는 것이 무얼까? 축복이라는 것, 꼭 있어야하는걸까? 하는 물음이 올라왔슴다. 아버지의 축복을 받기위해서 자신을 파괴시키면서까지, 형제간의 사랑이 깨어지면서까지 거짓을 해가면서까지 받고싶은 것일까? ....... 이 물음이 제게로도 들어왔슴다. 제게도 무언가를 더 얻고, 더 가지기 위해서 나의 삶을 파괴하고, 관계를 파괴하면서까지 수단에 있어서 거짓을 하면서까지, 얻어내려고, 받으려고 했던 것이 있지 않았을까?
야곱을 책망할 일이 아니다. 나도 거의 야곱처럼 살아왔으니까. 아직 늙은 나이는 아니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것이 얼마나 부질없었는가를 알아가고 있으니까.
취한다는 것, 갖는다는 것, 얻어낸다는 것... 이 땅의 보이는 모든 것은 모두 사라질 것라는 것을 알면서도, 늘 보이는 것에 대한 연민과 집착으로 인해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을 놓쳐버리는 나를 빈번히 만나기 때문이다.
새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하메도 불구하고 낡은 부대를 버리지 못하는 나를 만난다. 이미 보이지않는 세계가 보이는 믿음의 세계에 있면서도...보이는 것에 대한 집착과 연민에 나를 얼마나 파괴하면서, 죽여가면서 살아왔는지...
그래서 어쩌면 창세기에서는 이삭을 눈이 안보이는 자로 표현을 했는가보다. 이삭은 보이지않는 세계를, 야곱과 리브가는 보이는 세계를 표현하는 것으로. 이삭을 통해 주어지는 축복의 내용은 보이지 않는 세게에 대한 것이었는데, 야곱은 보이는 축복을 원했던. 그래서 결국 에서와 화해하기 이전까지, 얍복강가에서 하나님을 만나기까지 온 땅을 떠돌며 살 수밖에 없었는가보다...
하나님, 저두요. 저도 야곱과 다르지 않습니다. 아직도 갖고싶은 것이, 놓치고 싶지 않은것들이 많은 걸요... 특히 사람에 대해서, 보이는 사랑에 대해서 일에 대해서, 나의 가치실현에 대해서 끝없는 욕망과 계획을 가지고 있는걸요.
하나님, 당신의 눈으로보면 그건 정말 양털로 몸을 가리우고, 목소리를 변조하는 행위에 불과하지 않는데도 말임다. 근데 왜, 야곱을 축복하셨나요? 그냥. 넌 야곱이다.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 야곱의 때를 기다리시는 하나님, 강요가 아닌, 스스로 하나님을 만나도록 기다리시는 크신 하나님을 만나는 이 아침. 저도 그렇게 기다려주시는거지요? ... 고맙슴다. 잘 들여다볼께요. 어떤 거짓의 옷과 소리를 내고있는지를. ... 새포도주로 삼으심은 당신의 사랑이고, 인도하심이었슴다. 낡은 부대를 버려야 하는 것. 그것은 제 몫이지요. 그래야 새 부대를 받을 수 있는 손이 생기는 겁니다. ... 기다려주시는 자비하신 하나님을 만나는 이 아침말씀이 제게 생명으로 다가옴다. 일.체.은.혜.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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