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보잘것없는 주님의 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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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미라 | 작성일2001-07-07 | 조회수1,797 | 추천수11 | 반대(0) 신고 |
"주님 크옵심을 나는 분명히 아노니, 모든 신들 위에 계신 우리의 하느님, 주님께서는 모든 것을 당신 뜻대로, 하늘이나 땅이나 바다에서나, 깊은 물 속 어디서나 이루시도다." --- 7/7 화답송 중에서 ---
이 난에 글을 올리기 시작한 지 두 주가 넘어섰습니다. ’느닷없이 어디에서 전혀 낯설기만한 사람이 나타나서 지금까지 글을 올리던 분들과는 다른 형식으로 글을 올릴까?’ 하고 의아하고 어줍잖게 보이는 분들이 많았으리라 생각합니다.
많은 훌륭하신 신부님들께서 글을 올리시는 난에 ’감히 뛰어들어 소란을 피우지는 않나’ 하고 걱정도 되고, 제 글을 읽는 분들께서 어떻게 받아들이실지에 대해 조심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 삶 안에서 "하느님께서 제 삶을 통하여 깨닫게 하여 주신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알리는 일을 하지 않으면 "만일 내가 복음을 전하지 않는다면 나에게 화가 미칠 것입니다."(고린토1 9, 16c) 라고 말씀하신 바오로 사도처럼 제게도 화가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이 일을 시작하고자 참으로 오랜 시간을 준비해 왔습니다.
1999년 7월 10일에는 이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준비를 하기 위하여 그동안 써온 책을 잘 정리하여 마무리를 짓고 대희년이 지나면 세상 사람들이 보게 하리라 마음먹고 10년 동안 해오던 일을 정리하고 4대 통신사인 천리안, 나우누리, 하이텔, 유니텔에 조금씩 글을 올리려고 하였는데, 전혀 예상하지도 않았던 갓난아기가 제게 오는 바람에 그 모든 제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9월 12일 제게 4대 통신사에 글을 올리게 해주겠다고 하는 사람들과 만날 약속을 하였었는데(저는 그 부분에 대해선 문외한이었기 때문에) 그 전날인 9월 11일 오전 6시 20분에 아기가 태어났고 7시 50분에 그 아기를 맡아서 키워달라는 부탁을 받게 되어 9월 14일 "십자가 현양 축일"에 아기가 저에게 왔습니다.
제가 1987년부터 사람들에게 전하려고 한 일은 "십자가의 신비"입니다. 제 삶 전체에서 가장 큰 비중을 가지고 오로지 그 일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계획하고 하려고 한 모든 일을 하느님께서는 다 무산시키시고 당신의 계획대로 저를 이끄시기 위해 한 아기를 제게 보내주신 것입니다. 그것도 "십자가 현양 축일"에....
저는 십자가의 길을 통하여 오로지 "주님의 종입니다. 당신 말씀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 라고 말씀하신 성모 마리아님처럼 제 모든 계획을 하느님께 맡겨드렸기에 그저 "예, 주님!" 하고 아기를 받아들여 9월 20일 "한국 순교자 대축일"에 아기를 제 호적에 올리고, 다른 모든 것을 다 접어두고 지금까지 아기 키우는 일에만 전념하였습니다.
저의 숙원이었던 대로 대희년 동안에는 아기와 함께 잘 쉬고, 지난 해 12월 19일부터 이번 성령강림대축일까지 3번에 걸친 54일 기도로 ’하느님 뜻 안에서 당신께서 원하시는 일을 잘 시작하게 해 주십사 기도’를 했습니다.
그리고는 ’인터넷을 설치하고 어딘가에 글을 올리기 시작해야 겠다.’ 고 막연히 생각하며 5월 말에 컴퓨터를 새로 장만하고 인터넷을 설치했습니다. 성령강림 때부터 시작하고 싶었지만 이리기웃 저리기웃하며 도저히 용기가 안나 망설이기만 하였는데, 드디어 "예수 성심 대축일"이자 "사제 성화의 날"에는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오늘부터 해야겠다 마음먹고 가톨릭 굿뉴스에 들어왔는데, 그 날까지 한번도 보지 못했던 "오늘의 묵상" 난을 그날 처음 보게 되었고, 저는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이 난은 매일 매일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자, 그 말씀을 실천하고자, 무언가 하느님에 대하여 알려고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만이 들어오는 곳이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기에 ’이 곳이라면 내 이야기도 가능성이 있겠구나!’ 하고 이것 저것 생각할 겨를도 없이 글을 올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다른 분들과는 다른, 무언가를 설명하려고 하는 제 글이 어떻게 받아들여질까에 대해 걱정이 더 많았습니다. 하지만 제 글이 역겨워, 또 받아들여지기가 어려워, 많은 분들이 보시지 않더라도 그 중에 ’제 참 마음을 알아채시고 받아들여 하느님 나라에 가는데 도움을 받으시는 분이 한 분이라도 계시다면 안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으로 조심스럽게 계속하고 있습니다.
제 마음을 이해하실 수 있으시면 저를 위해 기도하여 주십시오. ’힘들다’, ’어렵다’, 하지 않고 하느님의 뜻 안에서 제게 맡겨주시는 일에 충실한 사람이 될 수 있게 기도하여 주시고 제게 힘이 되어 주시기를 겸손되이 청합니다.
하느님의 보잘것없는 종 박미라 도미틸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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