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안다는 것과 모른다는 것
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1-07-14 조회수2,383 추천수17 반대(0) 신고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하겠다. 그러나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모른다고 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모른다고 하겠다.>(마태 10, 32-33)

 

<묵상>

 

오늘따라 안다는 것과 모른다는 것에 대한 생각이 내 머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태어나서 거의 지금에 이르기까지 공부하며 배우고 가르치기를 계속해 왔지만

도대체 내가 아는 것은 무엇이고 모르는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해 봅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아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르치면 가르칠 수록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사람들은 참으로 강의하는 것이 자주 하기 때문에 쉽지 않겠느냐고 이야기

하는데 하면 할수록 더 어렵다는 것이 솔직한 제 심정입니다.

왜냐하면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것이 더욱더 확실해 지고 그 폭이 더 넓어지기 때문이지요.

옛적에는 여러가지로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살아가면 살아갈수록 안다고 이야기하기가 그만큼 더 어려워집니다.

 

오늘따라

주님께서는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고백해야만 한다고 하시니

더욱더 고민됩니다.

그분을 점점더 잘 안다고 이야기해야 할 텐데

아니 점점 더 모르겠다고 이야기해야 할 판이니까요.

그분에 대해 탐구하면 할수록 더욱더 모르겠습니다.

그 깊은 신비에 도달하고자 애쓰면 애쓸수록

한 걸음더 뒤로 물러나시는 듯이 여겨집니다.

 

그러나

실망하지는 않습니다.

언젠가는 그분을 알게 될 날이 올 것이라 믿고 있으니까요.

우리가 아무리 찾는다 하더라도

그분이 자신을 드러내 보이시지 않으면

보이지 않습니다.

그분은 의외로 가까운데서 계시는데

우리는 헛군데서 그분을 찾고 있지는 않은가 모르겠습니다.

 

정말 오히려 그분은 너무도 가까이에 계시기에

못 알아뵙는 것은 아닐까요?

신학서적이나 주해서를 통해서

신비적인 관상이나 기이한 수덕적 실천을 통해서만

그분을 만나려고 하기에

그분을 더더욱 알기 어려운 것은 아닐까요?

 

오늘은 이렇게 고백하고 싶습니다.

주님, 당신을 쬐끔은 알겠습니다.

고만큼만 사람들 앞에서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의 묵상 나눔은

바로 이렇게

우리 각자가 발견한 그 하느님을

안다고 증언하는 길이 아닐까요?

 

비록 보잘것없는 나눔이라 하더라도

우리가 발견한 그 하느님을

사람들에게 증언해야만이

주님께서도

하늘에 계신 당신아버지께

우리를 안다고 하시겠다니요.

 

형제 자매 여러분,

여러분이 아는 하느님을

겸손되이 증언하세요.

 

이 오늘의 묵상이 바로 그런 자리라고 여긴다면

자신있게 아무리 작은 깨달음도

나눌 수 있으리라 믿어요.

 

하느님께서도 우리에게 거창한 강론보다는

이런 소박한 나눔을 더 즐겨하시리라 믿어요.

거창한 명강론보다는 다양한 사람들 통해 당신 자신을 드러내 보이시는

그 하느님을 여기서 만날 수 있잖아요?

 

오늘도

바쁜 일과 가운데

하루 쉬고 넘어갈까 생각하다가도

당신에 대한 앎을 함께 나누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또 이렇게

글을 남기게 만드네요.

 

내 모든 것을 아시는 하느님께

내가 아는 하느님을 형제자매들에게 봉헌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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