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거룩한 변모를 위하여...
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1-08-06 조회수1,968 추천수16 반대(0) 신고

예수님께서는

어느 뜨거운 여름날

제자들 중 몇몇에게

오랫만에 산에 가자고 초대하였다.

초대받은 제자들은 신이나서 흔쾌히 그 초대에 응하였다.

그러나

그 산은 높고 힘들었다.

신바람은 어디가고

녹초가 되어 퍼져버렸다.

어느샌가

예수님은 엄청난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기가막힌 멋진 광경을 목격하고 제자들은 놀라 경탄해마지 않는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함께 산을 올랐는데

왜 예수님은 거룩하게 변모할 수 있었고

제자들은 그렇지 못하였을까?

 

아마도 지향이 문제였던 것은 아닐까?

예수님은 <기도하러> 산에 오르셨다.

즉, 하느님을 만나러 산에 오르신 것이다.

그런데

제자들은 <놀러> 산에 갔다.

이러한 지향의 차이는 하느님을 만나고 못만나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오늘

용산에 있는 베틀레헴의 집(빈민식당)에 미사를 나갔다.

봉사하러 오신 분들을 바라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주님께서는 오늘도 제자들 중 일부를 뽑아서 하느님을 만나러 가자고

초대하신다.

그곳이 산 일수도 있고

그곳이 빈민식당 일수도 있고

그곳이 어디이든 상관이 없다.

그 초대에 우리는 기꺼이 예 하고 응답한다.

베틀레헴의 집에 봉사하러 오신 분들도

바로 휴가를 대신하여 하느님을 만나러 가자고 초대하시는

주님의 부르심에 기꺼이 응답하여 온 것이다.

 

자, 이제는 지향이 문제이다.

주님께서는 하느님을 만나러 베틀레헴의 집에 가자고 하였는데

나는 하느님을 만나기 보다 다른 사람에게 뭔가를 보여주기 위한 마음으로

온 것이라면

마치고 나서 <어휴, 힘들었다>

<그 수사님, 마음에 들었다, 안들었다>

<그 봉사자 때문에 더 힘들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힘들고 지쳐쓰러지면서

타볼산의 제자들처럼 허느적거리게 될지도 모른다.

정작 중요한 변모는 하지 못하고...

 

주님께서는

언제나 우리를 초대하시는데

그 이유는 하느님을 만나는 체험의 장을 열어주심으로써

우리가 <밝게 빛나면서> 변화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 위해서이다.

 

오늘도

주님께서는 나를 여기저기에 초대해 주신다.

그 초대에 기꺼이 응하자.

그리고

하느님을 만나자.

언제 어떤 모습으로 당신의 모습을 보여주실 지 모르지만

그 주님을 만나야만 한다.

그래야만 나도 타볼산의 주님처럼

밝게 빛날 수가 있다.

거룩한 변모를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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