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왕초보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1-08-10 조회수2,005 추천수14 반대(0) 신고

만나기만 하면 언제나 전지전능한 해결사나 슈퍼맨이기를 요구하는 백성들의 모습에 예수님께서는 깊은 탄식을 하십니다.

 

"아, 이 세대가 왜 이다지도 믿으려 하지 않고 비뚤어졌을까? 내가 언제까지나 너희와 함께 살며 이 성화를 받아야 한단 말이냐?"

 

사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겪는 병고와 시련, 죽음은 언제까지나 피해 다닐 수만은 없는 우리 삶의 일부입니다. 그러기에 이런 소중한 과정을 수용하고 인내하고 극복하려는 노력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그 소중한 과정은 모두 생략되기를 원하고, 일 순간에 모든 상황이 뒤바뀌는 기적만을 간절히 추구합니다. 이러한 백성들의 모습 앞에 예수님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들의 이 부족한 신앙의 성장을 위해 때로 불가사의한 기적이나 극적인 치유를 바탕으로 하는 기복신앙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기적이나 치유는 우리 신앙의 본질적인 요소가 결코 아닙니다. 기복신앙은 우리가 신앙생활의 왕초보일때나 추구하는 신앙이지 초보딱지를 떼고 나서까지 끊임없이 기복신앙에 머무른다면 그것보다 비참한 일이 또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신앙에서 참으로 위험한 기복신앙의 흔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기적이나 치유와 같은 불가사의한 일들은 마치 마약과도 같아서 거기에 한번 맛을 들이게 되면 점점 더 강도 높은 체험들을 기대하게 하고, 이런 생활이 지속될 때 결국 비정상적인 신앙인으로 전락하고 맙니다.

 

이런 기복적인 신앙은 우리 영혼을 성장시키는 고통이나 십자가에 더 이상 관심이 없습니다. 오로지 이 세상 안에서의 기쁨이나 평화만을 추구합니다. 이웃들이 매일 겪는 고통이나 상처는 뒷전이고 내 가족의 안녕만이 유일한 관심사입니다. 매일 기본적으로 행해야 할 의무들은 더 이상 큰 의미가 없고, 단번에 모든 상황이 극적으로 바뀌는 큰 사건만을 기대합니다.

 

이런 신앙은 참으로 위험한 신앙입니다. 이런 신앙은 크신 하느님을 나 자신만의 하느님, 내 가족만의 하느님,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이기적인 내 욕구만을 충족시키는 작은 하느님으로 축소시키는 그릇된 신앙입니다.

 

참된 신앙은 특별한 그 무엇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기적이나 축복에만 연연해하지 않습니다. 힘들어도 매일 매일의 생활에 충실합니다. 매일 이 땅위에 살아가기에 겪는 모든 고통이나 시련들을 내 삶의 일부로 여기고 조용히 수용합니다. 뿐만 아니라 인간이기에 당연히 겪어야만 하는 생노병사의 고통 앞에 담담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다가올 죽음마저도 삶의 한 과정으로 여기며 기쁘게 받아들입니다.

 

이 아침 주님 생각

 

1. 우리에게는 매일 이런 결심들이 필요합니다. 나는 오늘 하루 세상의 모든 오욕과 비리 앞에 용감히 도전하겠다. 나는 오늘 하루 나를 가로막는 어떠한 역경과 좌절 앞에서도 더욱 떳떳해지겠다. 나는 오늘 하루 이 세상에 아무리 나쁜 사람들이 많이 우글거린다해도 내가 모르는 곳에 착한 사람들이 많이 살고있음을 기억하겠다.

 

2. 인간은 어떠한 고문과 폭력도 이겨내는 위대한 존재입니다.

 

3, 가장 깊은 애정은 하느님께서 중재하시는 애정입니다.

 

4. 절망으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우리는 희망을 가져야 합니다.

 

5. 침묵과 은둔은 나 자신과 하느님과 세계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을 부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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