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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 오랜 수모에도 불구하고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1-08-18 조회수1,737 추천수12 반대(0) 신고

벌써 꽤 오랜 세월 전 이야기입니다. 모든 시집 식구들이 타종교를 믿는 집안에 시집가서 수십 년 동안 종교문제로 인해 무지막지한 고초를 겪으셨던 한 자매님이 있었습니다.

 

구교우 가문의 신심 깊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천주교 신앙은 그녀의 삶 안에서 목숨과도 같은 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시댁 식구들은 천주교와는 무슨 악연이 있었는지 그녀의 입에서 천주교 "천"자만 나와도 "재수 없다"며 벼락같이 화를 내며 노골적으로 천주교를 반대했습니다.

 

주일이 되면 시어머니는 그녀를 아예 자신이 다니는 종교 집회에 강제로 끌고 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신앙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시집 식구들의 물셀 틈 없는 감시체제 하에서도 그녀는 은행이나 시장을 오갈 때 생기는 짜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살짝 살짝 가까운 성당을 찾아 성체조배를 하는 등 나름대로의 신앙생활을 해나갔습니다.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그러다가 발각되어 혼구멍이 나기도 했지만 그녀는 또 다른 모습으로 자신의 신앙생활을 계속해 나갔습니다.

 

그 오랜 세월 신앙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그녀가 받아왔던 고통이나 수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그토록 참을 수 없는 핍박 속에서도 꿋꿋이 천주교 신앙을 버리지 않고 살아오신 그 자매님이 정말 우러러 보였습니다.

 

그녀의 독특한 신앙여정을 바라보면서 예수님은 때로 세상 모든 사람을 하나로 묶는 일치의 원천이 되시기도 하지만, 반대로 분열의 원인도 되신다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는 예수님 자신이 분열의 원인이 될 것이며, 한 가정이 당신 자신으로 인해 분열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해하기 힘든 말씀인 것 같지만 사실 이해하기 쉬운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이 세상 도래로 인해 모든 세상 사람들은 두 부류의 사람으로 나누어지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구세주 하느님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로 나누어지게 된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의 성탄을 기점으로 해서 이제 예수님은 이 세상의 모든 가치관 중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 선택해야할 첫 번째 가치관이 되셨습니다.

 

이제 예수님은 어디 먼 다른 하늘이나 우리 삶의 변두리에 계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 삶의 중심에 계시기에 우리가 첫 번째로 선택해야 할 삶의 기준이자 이정표가 되신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이란 보물 중의 보물을 발견한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이제 우리에게 다른 모든 것들은 비본질적이고 부차적인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선택" 이면에는 반드시 "포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삶의 이정표로 삼은 그리스도인들은 이제 세상 다른 모든 것에 앞서 예수님을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노력과 함께 다른 모든 부차적인 것들에 대한 이탈과 포기가 노력이 요청됩니다.

 

우리가 이 세상뿐만 아니라 저 세상의 스승이자 지주로 선택한 예수님께 진심으로 감사 드리며,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그분과의 유대의 끈을 놓지 않는 오늘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주일 아침 주님 생각

 

1. "작은 자아"를 떠나 보다 "큰 자아", 다시 말해서 "위대한 치료자"이신 하느님과 합일함을 통해서 그분을 만날 수 있습니다.

 

2. 진리를 찾아가는 사람은 티끌보다도 더 겸손해야 합니다. 세상은 티끌을 그 발 밑에 밟지만 진리를 찾는 사람은 티끌한테조차 짓밟힐 수 있는 만큼 겸손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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