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1-10-11 조회수1,685 추천수17 반대(0) 신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주일 저녁 시간입니다. 아이들과의 화끈한 한판 축구시합이 있어 흐뭇하기도 하지만, 더 흐뭇한 일이 있습니다.

 

9시가 가까워지면서 복도를 지나 성당으로 향해 가는 우리 아이들의 재잘대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곧이어 오르간 반주에 맞춰 서툴지만 우렁찬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제 귀를 울립니다. 성당이 떠나갈 듯 힘찬 아이들의 성가는 일반 본당 청소년들의 그것과는 비교가 안됩니다.

 

한 주간의 생활을 마무리하고 또 다른 한 주간을 준비하는 일요일 저녁, 아이들과 수도자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성체강복을 합니다. "주님! 이번 한 주간도 돌아보니 장난이 아니었네요. 그래도 많은 아이들과 함께 다시 주님 앞에 모였으니 진심으로 감사합니다."하는 감사의 기도가 절로 나오는 시간입니다. 아이들의 뒤통수를 하나 하나 바라보며 한 아이 한 아이의 미래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게 되는 시간입니다.

 

이 시간 비록 아이들의 성향을 고려하여 최소한 약식으로 거행되는 성체강복이지만 참으로 주님께서 함께 하시는 축복의 시간임을 확신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는 이미 너희들 가운데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참으로 지당한 말씀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다른 곳이 아니라 예수님이 계시는 곳이 바로 하느님 나라입니다. 예수님의 강생을 통해 모든 세상의 모든 위계질서나 가치관이 모두 바뀌게 되었습니다. 예수님 그분이 이제 이 세상만사의 주인공이십니다. 그분을 중심으로, 그분을 정점으로 온 세상이 움직이게 된 것입니다.

 

이제 예수님이 머무시는 곳이 바로 천국입니다. 매일의 성체를 모시는 우리 역시 천국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우리 가정이나 공동체, 우리의 땀이 배인 일터 역시 천국인 것입니다.

 

천국을 어디 다른 하늘에서 찾지 마십시오. 천국은 겸손하고 소박한 사람들이 함께 모인 곳입니다. 그 겸손하고 소박한 사람들이 서로 도와주고 격려해주는 곳이 천국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매일 하느님께 감사하면서 하느님을 찬미하면서 살아가는 바로 그곳이 천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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