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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눈에 콩깍지가 낀 사연들??
작성자이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1-10-19 조회수1,699 추천수3 반대(0) 신고

 길거리를 걷다보면 사이좋게 걸어가는 연인들을 볼 수 있다. 그런데 그 연인들 중에는 누가 보더라도 어울리지 않을 듯한 연인들이 간혹 있다. 그러나 그들 나름대로 무언가가 있다. 바로 눈에 콩깍지가 낀 것이다. 이러한 연인들뿐 아니라, 부부들을 볼 때도 그러한 부부들을 보게된다. 외모적으로나 상대방의 능력이나 배경 등을 볼 때, 어울리지 않을 듯한데 부부로 살아간다. 그들 역시 서로가 서로에게 콩깍지가 낀 것이다. 이러한 콩깍지는 무엇인가? 건강, 경제적 능력, 직업, 가정환경, 그 사람의 외모 등등이 콩깍지가 될 수가 있다. 상대방이 나를 이해해 줄 수 있는 큰그릇을 가지고 있고, 나에게 즐거움과 기쁨 행복을 보장해 줄 것이라고 하는 콩깍지 때문에 상대방을 애인 또는 인생의 동반자로 삼는 경우가 많다.

 

 

  음료수 자판기가 나에게 필요한 이유는 내가 원하는 음료수가 그곳에 있고,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뽑아서 내 욕구를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프림 커피를 마시고 싶어서 버턴을 눌렀는데 원하는 커피가 나오지 않을 때, 어떤 태도를 가지게 되는가? "젠장, 이게 뭐야?"하고 못마땅해 하거나, 심한 경우는 그 자판기를 발로 차버리기도 한다. 그것은 단 한 가지 이유뿐이다. 내가 필요한 것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나의 욕구를 채워주지 않았다는 이유이다.

 

 

  서로가 그렇게 좋아하던 애인이나 부부가 하루아침에 헤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내 욕심이나 욕구대로 상대방이 따라주지 않았거나, 내가 알고있는 그는 나에게 기쁨과 즐거움 그리고 행복을 보장해 줄 사람으로 알고 있었는데, 오히려 자신에게 그것을 요구할 때, 실망과 함께 자판기를 차버리듯이, 아무런 주저함 없이 헤어지고 마는 것이 오늘날의 분위기가 아닌가?

 

 

  남자가 한 여인에게 그 반대로 한 여인이 한 남자에게 콩깍지가 끼여 서로의 인연이 되고, 더 나가서는 인생의 동반자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하느님과 나는 어떤 관계인가? 내가 먼저 콩깍지가 끼여 하느님을 선택한 관계인가? 이러한 경우는 극히 드문 경우일 것이다. 대부분은 아니 모든 인간은 하느님이 먼저 콩깍지가 끼여 가만있는 나를 당신의 사랑하는 자녀로 삼으신 것이다. 그분은 나에게 좋은 것이 무엇이 있길래 콩깍지가 끼신 것일까?

 

 

  오늘 1독서는 아브라함이 하느님의 인정을 받은 것은 당신께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고 전하고 있다. 그리고 다윗이 하느님의 축복을 받은 것은 다윗에게 무슨 특별한 공로나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죽어 마땅한 죄인임에도 불구하고, 성질 고약하고 어디 하나 좋은 구석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은총과 축복을 주시는 분이심을 전하고 있다. 이는 우리 각자에게도 해당된다.

 

 

  오늘 복음에서 ’하느님께서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머리카락 숫자까지도 헤아리고 계신다.’고 전하고 있다. 하느님 앞에 내세울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약점 투성이고, 결점 투성이인 나를 선택하셨다. 그러한 나의 모든 것을 남김없이 다 헤아리고 계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은 나를 사랑하신다. 하여간 나를 바라보는 하느님의 눈에는 콩깍지가 끼여도 이만 저만한 콩깍지가 낀 것이 아니다.

 

 

  이러한 한없는 사랑과 은총 중에 살아가는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겠는가? 하느님을 나는 얼마나 알고있고, 사랑하고 있는가? 모자람이나 약점이 하나도 없는 분, 알면 알수록 더욱 신비롭고 매력적인 분, 어떠한 환경이나 심경으로 인하여 하루아침에 변해버리는 일이 절대 없는 진국이신 분, 이러한 분의 흘러 넘치는 사랑을 차지하고 살아가는 나 역시, 내가 선택했고 사랑하고 있는 사람을 위하여 희생과 봉사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며, 먼저 이해하고 아껴주며, 변치 않는 넓은 아량으로 대해주어야 할 것이다.

 

 

  나만의 기쁨과 행복 그리고 만족을 누리며 살려는 콩깍지를 베껴내야 하지 않을까? 그와 나 그래서 우리 모두가 함께 기쁨과 행복 그리고 만족을 누리는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새로운 콩깍지를 찾아야 할 것이다. ’...하기에 그를 사랑한다기보다 ...함에도 불구하고 그를 사랑하는’, 새로운 콩깍지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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