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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이 80에도 운동장에서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1-10-22 조회수1,401 추천수16 반대(0) 신고

1925년 살레시오회는 돈보스코에 의해 시작된 해외선교 50주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교황 비오 11세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서 일본의 한 사목지역을 살레시안들에게 제공합니다. 그런데 이 중요한 선교지의 책임자로 당시 나이 46세이던 치맛티 신부님을(현재 가경자-시복 직전의 단계-이며 까리따스 수녀회 창설에 기여)임명하게 됩니다.

 

당시 수도자 양성소의 원장이던 치맛티 신부님은 수도회 안팎에서 큰 존경을 받고 있었고, 신학생들과 살레시오 회원들 사이에서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치맛티 신부님은 총장 신부의 부름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았고, 그 결정에 대해 무척이나 기뻐하였습니다.

 

일본어는 서양인들에게 있어 쉽게 배울 수 있는 언어가 아니었습니다. 앞서 선교활동을 했던 프랑스 신부들의 표현에 따르면 "40이 넘은 사람에게 일본어 공부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치맛티 신부님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형벌과도 같은 비참함을 체험하면서 열심히 일본어를 배워나갔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를 들고 말입니다.

 

치맛티 신부님의 영성은 "일상(日常)의 영성"이었습니다. 이 영성은 매일에 충실한 영성입니다. 매일의 고통을 기쁘게 이겨내는 영성, 매일의 주님 은총에 감사하는 영성, 매일의 의무에 성실한 영성입니다. 치맛티 신부님은 후배 회원들에게 자주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매일의 의무를 기쁘게 행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해야할 바를 성실히 해나갑시다. 일상에 대한 충실 그것보다 더 큰 봉헌은 없습니다."

 

치맛티 신부님은 80세의 고령에도 오락시간이 되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운동장에 나오셨습니다. 비록 아이들과 함께 뛰지는 못하셨지만 당신이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셨습니다. 지나가다 만나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붙잡고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시합 중인 아이들 이름을 부르면서 "잘한다", "이겨라"하는 응원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이런 매일의 노력을 통해 치맛티 신부님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아이들과 돈독한 우정을 지속해나갔습니다.

 

"살레시안들에게 있어 은퇴란 없음"을 치맛티 신부님은 몸으로 보여주셨습니다. 마지막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청소년들과 형제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삶이 바로 치맛티 신부님의 삶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주님의 날을 잘 준비하기 위해서 "허리에 띠를 띠고 등불을 켜 놓고 준비하고 있어라"고 권고하십니다. 어떤 모습이 허리에 띠를 띠는 모습이고 등불을 켜는 모습일까요? 그것은 다름 아닌 일상에 충실한 모습입니다. 일상을 잘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치맛티 신부님께서 우리에게 남겨주신 일상의 영성은 참으로 소중한 영성입니다. 주님께서 부르시는 순간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기도이든, 활동이든 고통의 수용이든 상관없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는 노력이 일상의 영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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