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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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빈손과 가득찬 손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1-11-09 조회수2,012 추천수15 반대(0) 신고

24세의 꽃다운 나이로 이승을 떠나가던 소화 데레사 성녀는 마지막 순간 이런 기도를 하느님께 바칩니다.

 

"이 생명의 저녁에 저는 빈손으로 당신 앞에 나아갑니다."

 

소화 데레사 성녀는 살아 생전 두 가지 단어를 항상 버릇처럼 입에 달고 다녔습니다. 그 두 가지 단어는 "빈손"과 "작음"이었는데, 그녀는 실제 자신의 삶 안에서 이 두 가지를 실천하기 위하여 언제나 최선을 다했습니다.

 

사실 우리들이 몸담고 살아가는 이 세상 안에서 "빈손"과 "작음"은 환영받지 못하는 단어들입니다.

 

어느 집이든 "빈손"보다는 "가득 찬 손"의 방문객을 환영합니다. 그리고 "작은" 선물보다는 이왕이면 "큰" 선물을 선호합니다. 세상 사람들 앞에 "빈손"이나 "작은 것"들은 실망만을 안겨줄 뿐입니다.

 

우리 역시 무엇이든 작은 것보다는 큰 것, 엄청난 것, 대단한 것, 굉장한 것들을 추구합니다.

 

그런데 소화 데레사 성녀는 한 평생 우리의 가치관이나 사고방식과는 정반대의 "작고 소박한 길"을 "빈손"으로 걸어갔습니다.

 

주님께서는 이런 소화 데레사 성녀의 빈손을 은총의 선물로 가득 채워주셨고, 그 작고 소박한 길은 구원에 이르는 탄탄대로로 연결시켜 주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지극히 작은 일에 충실한 사람은 큰 일에도 충실하며 지극히 작은 일에 부정직한 사람은 큰 일에도 부정직할 것이다."고 말씀하십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작은 것이 소중하다"는 말을 듣습니다. 때로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지는 작은 것들, 예를 들면 일상적인 업무들이나 기본적인 예절은 무시한 채 뜬구름이나 신기루 같은 것들을 추구합니다.

 

때로 우리는 우리의 가장 가까운 형제나 가족, 이웃, 동료들과의 관계는 소홀히 하고 무시하면서 바깥에서 뭔가 큰 것을 이루려는 꿈을 꿉니다.

 

우리에게 매일 다가오는 사소한 일상적 업무들은 실상 작지만,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매일 동행하는 우리의 이웃들은 작은 사람들이지만 우리를 하느님께로 이끄는 가장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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