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오 아름다운 친교여!
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1-11-10 조회수1,911 추천수11 반대(0) 신고

나는

내가 생각해도 냉정하리만큼

최근 10여년간

사적인 편지를 거의 쓴 적이 없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

인터넷 덕분에

이메일을 자주 쓰는 편이다.

그러면서도

그 냉정함은 지금도 계속되는 편이다.

하지만

우리 형제들에게는

언제부턴가 <형제사랑>이란 제목 등으로

형제들에게 안부를 전하고 소식을 전하고

재미있고 유익한 글 등을 보내고 있다.

 

갈수록 많아지는 활동들과

개인주의적인 사회 풍토가

우리 형제공동체 안에도 작용하고 있는 것같아

옛처럼 그렇게 정겹게 형제들끼리도 정을 못나누는 것같기 때문에

시작한 일이다.

 

오늘 사도 바오로는 독서에서

공동체에 편지를 보내면서

자기 주위에 있는 형제들과 더불어

자기가 아는 형제자매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안부를 묻고 전하는 모습을 본다.

참으로 정겹다.

심지어 이렇게까지 말한다.

<거룩한 입맞춤으로 서로 친교를 나누십시오!>

 

갈수록 정이 메말라 가는

이 세상에서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함께 일하고

함께 기뻐하고

함께 사랑을 나누도록

서로 알게 해 주시고

형제 자매가 되게 해 주신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전하는 것은

우리가 하는 모든 일들이

내가 하는 일이 아니라

형제자매들의 도움을 통해서 하는 일이란 깨달음을 전제하는 자세요

큰일보다는 형제사랑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말해주는 대목이다.

 

우리가 진정 큰일을 하기 원한다면

주님이 복음에서 말씀하시는 대로

오히려 작은 일에 충실해야 한다.

그 큰일이 하느님 나라를 위한 일이라면

작은 일은 바로 이렇게 하느님께서

우리 인생여정의 동반자요 형제자매로 주신 이들에게

거룩한 친교를 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래

오늘은

내가 등한시해 온 분들을 기억하고

그들에게 안부를 전하자.

 

사도 바오로는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자신의 소중한 벗이요 훌륭한 일꾼들이라고 소개하면서

칭찬해주고 있음도 기억할 것이다.

 

나의 형제자매들은

<꽃보다 아름다운 이>들이고

<하늘보다> 위대한 이들이 아니겠는가!

 

작음을 사랑하는 겸손한 이들만이

이러한 안목을 지닐 수 있으리라...

 

아, 거룩한 친교여...

아, 아름다운 친교여...

이것이 바로 천국일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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