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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세례자 요한과 수도성소
작성자바오로 쪽지 캡슐 작성일2001-12-16 조회수1,588 추천수17 반대(0) 신고

어제, 오늘에 걸쳐

내년도에 우리 수도회에 입회할

10명의 형제들을 면담하였다.

사이좋게

평형제 지망자 5명,

성직형제 지망자 5명이었다.

 

참으로 어려운 세상에서도

이렇게 수도자의 길을 걷고자 결심하는

젊은이들이 있다는데서

감사와 흥분을 감출 수 없다.

 

이들을 면담하기에 앞서

무슨 이야기를 나눌까 생각하며

우리 수도성소, 프란치스칸 수도성소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교회 안에서,

이 세상 안에서

우리의 역할은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 수도자의 역할은

교구 신부들의 성소에 비한다면

뒷바라지 역할,

어머니 역할이라 해야 할 것같다.

교구신부들이 군대로 보면

주력부대인 육군이라면

우리 수도자들은 해군, 공군, 해병대, 특수부대 요원들이리라.

주력부대를 뒷바라지하고 도와주기 위해 있다는 것이다.

운동을 보면

주 공격수라깁다는

보조공격수나 어시스트 전문가들이라고 해야 하겠다.

 

따라서

수도성소는

세례자 요한처럼

숨은 조력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세례자 요한은 우리 수도자들의 예표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수도자들의 삶은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을 지향하지 않는다.

아버지요 가장이라기보다는 어머니요 누이이며,

양신부님 표현을 빌리면

박수와 갈채를 받는 주공격수라기보다는

어시스트 전문가요 고생만하고 욕만 먹는

우리 한국 축구 수비수들처럼 수비수 역할을 하는 것이리라.

 

주님께서는

세례자 요한의 이러한 역할 때문에

그를 가장 큰 인물로 칭찬하신다.

우리가

진정 교회와 세상 안에서 제 역할을 수행하는 길은

이렇게 작음의 길, 어머니의 길, 뒷바라지의 길을 걷는 것이리라.

칭찬과 영광은 다른 이들에게 돌리고

우리는 뒤에서 그것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그런 자세가 필요하리라.

 

성소자들에게

우리 삶의 본질은 그런 것이라고 이야기해주고

특히 우리 프란치스칸 수도성소는

수도자들 중에서도 가장 작은 자가 되어야 하는 성소라고

힘주어 강조하였다.

 

그건

이제 수도성소를 시작하는 이들이

나처럼 살지말고

분명한 성소의식을 갖고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리라.

진작부터 이런 의식으로 수도성소를 살았더라면

더 멋지게 살았을터인데 하는 생각 때문이리라.

 

이렇게 세례자 요한처럼 주 자리를 내어드리고

섬김의 자리로 내려감은

진정 하늘나라에서 큰 자로 대접받는 길임을

어찌 모르랴!

주님의 그 가르침을

수도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깨달을 수만 있다면

정말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이 끝없이 펼쳐 지리라.

 

오늘은

특히 이 10명의 형제들을 위해 기도한다.

 

세자 성요한,

이들을 위해 빌어주소서.

그리고 우리 모든 수도자들을 위해 빌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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