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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악령의 짓거리들은 이제 그만!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2-01-15 조회수2,083 추천수11 반대(0) 신고

연중 제 1주간 수요일 말씀(마르 1,21-28)

 

예수께서는 드디어 사람들이 많이 모인 때와 장소를 선택해 공적인 가르침의 첫 포문을 여셨다. 안식일 회당에서 예수님의 가르침을 듣던 사람들은 매우 놀랐다. 그 가르침이 율법학자들과는 달리 권위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내용이었는지, 어떤 방법이었기에 권위가 있었다는 것인지에 대한 더 이상의 상세한 보고는 없다. 그러나 말씀의 위력을 눈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하나 일어났으니 바로 더러운 영을 쫓아낸 사건이었다.

 

"나는 당신이 누구인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한 분입니다." 사람들은 아직 그분이 누구신지 알 리가 없고, 마르꼬 복음사가도 이제 막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알리기위해 복음서를 시작하고 있는 중이 아닌가? 그러니 더러운 영이 먼저 예수님의 정체를 알아보고 있다는 것을 보도하는 복음사가의 속뜻은 도대체 무엇일까?

 

더구나 마르꼬 복음은 예수님의 정체를 그 중반까지는 철저하게 숨기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복음이다. 즉 베드로에 의해 "선생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고백될 때까지도 예수께서는 당신의 정체에 대해 지속적인 함구령을 내리시는 이른바 ’비밀의 시기’를 의도적으로 설정해놓은 복음이다.

 

예수님과 함께 지내며 그분에 대해 일거수 일투족 배우며 알아야할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반부 이후에나 서서히 벗겨질 베일이 그것도 제자들의 입에서 가장 먼저 고백되어야 할 그분의 신비가 이제 복음서를 시작한 초입에서 악령에 의해 미리 밝혀지고 있고, 이후에도 계속 악령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분의 정체를 발설하려고 애를 쓴다. 즉 예수님의 교육방침을 철저히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린 악령, 마귀는 정체 모를 어떤 존재를 말한다기보다는 주님의 계획을 방해하는 존재이며, 그분의 의도를 손상시키는 행위를 하는 사람임을 알 수 있다. 그러기에 베드로가 주님의 길을 막아서려고 했을 때, 주님은 그를 ’사탄’이라고 꾸중하셨던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의 악령이나 베드로는 예수님께 해를 끼치는 말을 하기는 커녕 있는 그대로, 또는 인간적으로 걱정하는 말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우리는 얼핏 생각하기에 누군가에게 외적으로 가하는 나쁜 일, 좋지 않은 말만을 악하다고 생각하지만, 때로는 과도한 칭찬과 분에 넘치는 찬사, 그리고 인간적인 감정에만 치우친 말 역시 악마의 일임을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참으로 특별한 카리스마를 받아 하느님의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들이 끝까지 겸손한 종으로서 처음과 같은 순박한 아름다움을 잃지 않고 활동하는 것을 보게 되는 것은 정말 드물다. 왜일까? 그 사람만의 책임일까? 혹시 사람들의 과도한 칭송과 대접도 한몫 거들었던 것은 아닐까?

 

하느님의 일을 방해하고 자기도 모르게 악마의 일을 하고 있는 경우는 없었는지 이시간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누군가 잘하고 있을 때는 멀리서 응원해주고 기도해주며, 그가 힘이 빠지고 곤경에 빠졌을 때는 곁에서 위로해주고 격려해주는 것이 그를 참으로 돕는 것이 아닐까?

 

이제 그만!  "무엇보다 너부터 칭찬과 찬사에 넘어가지 말라."는 꾸중을 듣는 오늘이다. "만일 네가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 것에 신경을 쓰고 있다면 그런 사탕발림 말들을 넣어주기 위해 마귀는 사람들을 총동원할 것이다. 너는 그것도 모르고 한발 한발 수렁속으로 빠져들어가 (영원한) 목숨까지 잃고 말것이다." 그럼으로 이제는 그만! 관심을 돌리라고 꾸중하시는 주님의 권위있는 가르침을 듣는 오늘이다.

 

이제 그만!  "지나친 찬사와 분에 넘치는 대접으로 사람을 버려놓는 악령의 짓거리를 그만두라."는 꾸중을 듣는 오늘이다. "만일 네가 사랑과 감사를 전하는 따듯한 말과 행동이라 하여 무심코 던지는 몇마디의 말들 속에도 악마는 미소를 띠고 그에게 독을 퍼뜨리는 줄 안다면 그렇게 시시때때로 경박하게 행동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제 그만! 사람을 아끼는 충정에서 그를 위해 진심으로 기도해주라고 꾸중하시는 주님의 권위있는 가르침을 듣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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