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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2-01-16 조회수1,766 추천수11 반대(0) 신고

연중 제1주간 수요일 말씀(마르 1,29-39)

 

예수께서 시몬과 안드레아의 집에 들어가셨다. 그곳에는 시몬의 장모가 열이 나서 누워있었는데 사람들은 이 사실을 예수께 즉시 알린 것으로 보아 열이 심했음을 알 수 있다. 예수께서는 다가가서 손을 잡아 부인을 일으키셨다. 그러자 곧 열이 떨어지고 부인은 그들의 시중을 들었다.

 

고열에 시달려 꼼짝 못하고 누워있었던 경험이 있어본 사람이라면 열이 떨어지고 나면 식은땀으로 뒤범벅이 되어 한기가 찾아오고 기운이 떨어져서 한동안 제 몸조차 가누기도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부인은 열이 떨어지자 곧 일어나 사람들의 시중을 들었다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제는 회당에서의 가르침이 새롭고 놀랍다고 했고, 한마디 말씀으로 악령을 내어쫓은 것도 새롭고 권위있는 가르침이었는데, 이젠 치유의 능력까지 새롭고 놀랍다.

 

이런 분이시니 사람들이 앓는 이들과 귀신들린 이들을 모두 데려왔다는 것 아닌가. 온 고을의 사람들이 몰려와 구경하는 가운데 갖가지 질병으로 앓고 있는 많은 이들을 고쳐주시고 또 많은 귀신들을 쫓아내셨다. 온갖 환자들과 온갖 귀신들로 마을이 넘치고 있다. 그런데 수상한 것은 다음 날 새벽 몹시 어두울 때에 그분은 슬며시 일어나서 밖으로 빠져나가 외딴 곳으로 갔다는 것이다.

 

이 대목은 그분의 활동이 늘 이랬었다고 복음사가가 한꺼번에 모아서 서술하고 있는 집약문이다. 이러니 사람들이 예수를 보고 ’귀신이 씌었다’느니 ’악령의 힘을 빌어 기적을 행한다’느니 하지 않았겠는가?(3,22) 만일 우리가 모르는 어떤 사람의 기록이 이러하다면 이것은 영낙없는 X 파일 감이 아닌가?

 

그러나 머더형사의 추적은 필요없다. 그분이 캄캄한 새벽에 일어나 외딴 곳으로 사람들을 피해 가서 한 일은 기도였다고 복음사가가 밝혀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갑자기 기도가 생각나서 하시는 것이 아니라, 오롯이 기도하기 위해서 조용한 장소와 시간을 필사적으로 선택하셨다는 것이다. 왜 ’필사적’이냐 하면 그 많은 환자들을 돌보고 귀신을 내쫓고 반드시 쉬어야 할 시간을 일부러 내고 계시기 때문이다. 왜 그러셔야만 했을까?

 

바로 그것이 그렇게 놀라운 능력과 지치지 않는 힘을 내는 숨은 비결이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한 곳에 머물며 안주하지 않고 ’다른 곳, 인근의 작은 읍들’ 구석구석을 찾아다니시며 활동하실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추적하여 알아내려 해도 알 수 없는 예수님의 놀라운 힘과 능력의 비밀은 결국, 우리 역시 ’필사적으로’ 아버지와 함께 단 둘이 있고자 하는 기도 안으로 파고 들어갈 때만이 우리도 놀라운 능력과 힘을 받을 수 있다는 말씀이 아닌가?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모습을 보면서...

이젠 바뻐서 기도할 시간이 없다는 변명은 최소한 할 수가 없다. 그렇게나 바쁜 일을 능히 수행하게 해 줄 힘의 원천이 바로 기도라는 사실을 알려주시는 주님의 목소리다.

 

"사무엘아", "사무엘아", "사무엘아" 세번이나 부르시는데도 사무엘은 알아듣지 못한다. 엘리의 지시가 있고 난 후에야 네번째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사무엘이다. 그러나 우린 얼마나 많은 부르심이 있어야 그분 앞에 열 일을 젖혀두고 달려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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