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을까?
작성자기영호 쪽지 캡슐 작성일2002-01-18 조회수1,759 추천수9 반대(0) 신고

 최근에 벌어진 미국과 아프카니스탄 전쟁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셨습니까? 많은 생각을 하셨겠지만 아프카니스탄 군인들과 달리 미군들은 자기들 대부분이 전쟁터에 있지도 않았으면서 훨씬 더 많은 인명을 살상하는 것을 보며 현대 기술의 비정함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미군들 입장에서야 자기들이 다치지 않고도 적을 죽이는 고마운 기술이었겠지만, 아프카니스탄 군인들 입장에서는 자기들에게 주어진 정상적인 방법으로 어떻게 해보지 못하는 뒤떨어진 무기를 가지고 발을 동동 굴렀을 것입니다. 훗날 역사가 어떻게 평가할지는 모르겠지만 끝까지 군인들의 사기를 부추겨 세우며 끝까지 저항할 수 있는 힘을 주웠던 장교들과 동료 군인들의 정신력은 흉내내기 힘든 일입니다. 만일 미군들이 이 사람들과 몸으로 싸워야 했다면 상황은 많이 달랐을 것입니다. 실제로 옛날 전쟁사를 보면 병사들을 이끌었던 장수가 얼마나 용감하냐에 따라 불가능했던 상황도 승리로 이끌었거나, 최소한 예상을 뒤집었던 경우는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들의 사기를 북돋아주고 정신을 고양시켜주고 참을 수 있게 해 주는 것, 옆에 그런 사람이 있는냐 없느냐는 우리 삶을 다른 각도로 나가게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복음에 나오는 중풍병자는 참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늙어서 중풍이나 치매만 않걸리면 행복한거라는 말이 있듯, 중풍은 사람의 의지를 쉽게 갉아먹습니다. 자기의 힘이나 정신력으로 어떻게 해 볼 수 있는 차원을 넘어서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사람이 빵만으로 살지는 않듯 옆에서 희망을 주고, 지금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발견하게 만들어주는 사람이 옆에 있다면 중풍에 걸리더라도 또 다른 세상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중풍 병자는 그런 친구가 적어도 한 명은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당신의 죄는 용서받았습니다"라는 감격스런 말 한마디에는 오랫동안 중풍으로 아파했던 병자와 그 옆을 지켜주었던 친구들의 노력이 들어 있습니다.   

 

 앞으로 살면서 어려운 상황을 자기가 맞기도 하고 남이 맞기도 할 것입니다. 그 때가 오면 자기 주위에 누가 있는가에 따라 다른 갈림길을 갈 것입니다. 또 내가 누구 주위에 서서 무슨 말을 하며 일을 했는가에 따라 누군가는 감사를 하기도 하고 원망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할 것입니다. 저는 지금 어디 서 있는지 돌아봅니다. 또 제 주위에 누가 있는지 살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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