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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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왜 단식하지 않습니까?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2-01-21 조회수1,836 추천수11 반대(0) 신고

연중 제2주간 월요일 말씀(마르 2,18-22)

 

마조 스님이 젊어서 좌선에 열중하고 있을 때였다.

스승 회향선사가 그에게 다가와 물었다

"무엇하려고 좌선하느냐?"

 

마조가 대답했다

"부처가 되려고 합니다"

 

그러자 선사는 갑자기

벽돌 하나를 집어 가지고 와서 돌에다 갈기 시작했다

 

마조가 물었다

"무엇 하려고 그러십니까?"

 

선사가 대답했다

"거울을 만들려고"

 

마조는 픽 웃으면서 말했다

"벽돌을 간다고 거울이 됩니까?"

 

선사가 되물었다

"그러면 좌선만 한다고 부처가 된단 말이냐?’

 

마조는 문득 정신이 아득해지는 걸 느끼며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선사는 또 다시 되물었다

"소가 수레를 끌고 가는데 수레가 움직이지 않으면 수레에

채찍질을 해야할까,소에게 해야 할까?"

"........."

 

마조가 대답을 못하자 선사는 친절하게도 일러주었다

"선이란 앉거나 눕는 것만이 아니고 부처란 꼭 앉아 있는 것만이 아니다.

앉아 있는 불상처럼 그저 앉아 있기만 하면 그것은 부처를 죽이는 것이다. 앉아 있는 모양에만 집착하면 진리에 이르지 못하는거야"

 

 

 

자칫 단식, 자선, 기도, 예식의 방식에만,

또는 그 자체에만 집착할 때는 없었는가?

 

오늘 복음에서 유다교의 단식과 세례자 요한의 단식과

또 예수의 非단식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비교 질문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예수의 非단식과 오늘날의 단식은 무슨 차이가 있는지

골몰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기도 하다.

 

치워라, 그런 쓸데없는 생각들은....

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단식보다 중요한 것,

 

그분과 함께 유쾌하게 식탁에 마주앉아 맛있게 먹는 것이다!

그분이 내려주시는 맛난 양식을...

 

그 음식의 맛을 즐기고 혀에 길들이는 것,

그 음식으로 무럭무럭 커가는 몸의 성장을 매일 느끼는 것,

 

만일 그것을 모른다면?

단식은 무슨 의미를 가질 것인가?

 

좋아하지도 않는 음식,

입에 원래 맞지도 않는 음식,

정말 몸에 유익하다 느껴보지도 않았던 음식을....

정해진 기간 끊어보는 것이 아무 의미도 주지 못할 것은 뻔하듯이....

아니, 그것 없이도 일생 살아가는 데 지장이 없을 것은 뻔하듯이....

 

 

먼저 주님께서 주시는 맛난 음식들을 즐겁게 먹고 소화시키는 것,

무럭무럭 자라는 몸의 성장을 스스로 감지하는 것,

 

그것이 먼저이기에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즐겁게 먹고 마시게 하셨나보다.

 

주님, 날마다 일용할 양식을 저희에게 주십시요. 맛있게, 즐겁게 먹겠나이다.  잘 소화시켜서 저희 몸과 생각을 키워갈 수 있도록, 저희들 식탁에 앉아 사랑의 눈으로 지켜봐 주시고, 어릴 때 엄마가 하셨던 것처럼 저희 숟가락위에 골고루 이것저것 집어 올려 주십시요. 저희는 아직도 몸과 마음이 더 자라야 할 미숙아들입니다. 오늘은 마음껏 철부지 어린아이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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